요금소 없는 고속도로, 카톡 세뱃돈… 미리보는 `10년 뒤 설`

정보기술(IT)과 산업의 발전으로 설 풍경은 조금씩 변해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있듯 2006년과 2016년의 설 풍경은 많은 모습이 바뀌었다. 2026년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설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고향으로 가는 시간을, 가족에게 달려가는 길을 즐겁게 만들었다. 10년 뒤 설 고향길 풍경을 미리 만난다.

◇고속도로 요금소가 사라진다 ‘스마트 하이웨이’

2022년 서울-안성 구간을 시작으로 2025년 전 구간을 선보일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국내 첫 ‘스마트 하이웨이’로 구축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 통행권과 요금소가 없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별도로 설치할 필요도 없다. 고속주행 중에도 카메라가 자동차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해 통행료를 사후 정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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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는 2013년 경기 여주군 가남면 금당리 스마트하이웨이 운영센터에서 스마트하이웨이 체험도로 구축과 관련한 기술시연회를 가졌다. 시승차량들이 스마트 톨을 통과하고 있다. /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현재 스마트 하이웨이는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서울요금소를 기점으로 수원, 신갈 나들목까지 약 11㎞ 구간에서 시험 운영이 진행되고 있다. 2007년 하이패스 전국 도입으로 ‘정체 없는 요금소 통과’를 실현한 지 20여년 만에 ‘요금소 없는 고속도로’를 실현하게 된다. 하이패스로 입증된 비용 절감과 정체 해소, 이산화탄소 절감을 통한 환경보호 효과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데이터 걱정 없이 이동 중 고화질 TV를 ‘ATSC 3.0’

전국 어디서나 이동하면서 고화질 TV를 볼 수 있게 된다. ATSC 3.0은 지상파방송 3사가 추진 중인 지상파 4K(초고화질, UHD, 3840×2160) TV 방송 전송규격으로 올 상반기 기술표준 확정, 하반기 국내 4K 전송규격 등록과 함께 내년 2월 본방송에 적용된다.

전자·방송 업계는 ATSC 3.0이 기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저화질과 OTT의 데이터 소모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방송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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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해 7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미국 방송사 트리뷴, 송신기 업체 게이츠에어와 공동으로 ATSC 3.0 기술 기반 실험방송 송·수신을 공개 시연했다. 이날 시연에 참석한 취재진 등 방송업계 관계자들이 이동하는 버스에서 고화질 방송을 체험하고 있다.

ATSC 3.0은 향상된 데이터 압축 기술을 이용해 기존 풀HD(1920×1080)의 4배 해상도에 달하는 4K 방송과 함께 HD(1024×720) 해상도 이동방송을 6㎒ 주파수에서 동시에 송출할 수 있다. 송신·중계소가 설치된 전국 어디서나 HD 방송을 시속 100㎞ 이상 고속 이동하면서 무료로 볼 수 있게 된다. 인터넷프로토콜(IP) 연동도 가능해 이동하면서 쌍방향 방송을 시청하게 된다.

기존 DMB와 달리 통합주파수망(SFN)을 적용해 지역 이동 시마다 채널을 바꿀 필요도 없다. 시·군·구 단위까지 ATSC 3.0 전국화는 2021년으로 예정돼있다. 2005년 지상파DMB로 이동방송 시대가 열린지 16년 만이다.

◇세뱃돈도 카톡 시대 ‘핀테크’ 확산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으로 첫 선을 보인 ‘핀테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2026년 설에는 은행 지점에서 ‘빳빳한 새 돈’을 기다려 받을 필요 없이 ‘카톡’이나 ‘라인’으로 세뱃돈을 현장에서 입금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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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미 우리나라에서 현금은 거래 수단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거래 수단으로 39.7%가 신용카드를, 36%가 현금을 꼽았다. 1년 전보다 현금 이용비중이 감소한 반면 신용카드는 크게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신용카드가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카카오와 KT가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도 핀테크 시대를 가속화한다. 두 회사는 연내 본인가를 받아 정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으로 기존 카카오톡 메신저, KT 모바일 서비스를 기반으로 ‘점포 없는 은행’을 선보인다. 새로운 방식의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으로 10년 뒤 설은 귀찮은 현금보다 간편한 ‘핀테크 세뱃돈’이 선호를 받게 될 전망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 시대 개막’

상상 속에서나 그려졌던 전기차를 10년 뒤 설에는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LG화학, 파나소닉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섰고 완성차 업계도 전기차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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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전기차 <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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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삼성SDI 모델이 전기차 배터리 셀 전시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SDI 제공>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4년 220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이에 맞춰 2021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에 3조원을 투자하고, LG화학은 중국 내 생산기반을 확대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미국에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연내 가동에 들어간다.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올해 가시화한다. 국토교통부는 연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30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내년 1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도 7월부터 서울 6곳, 제주 14곳에 충전소를 마련, 전기차 시장 확대에 동참한다. 전기차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10년 뒤 귀성·귀경길 고속도로 공기는 한결 깨끗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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