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롤리키보드가 톤플러스, 포켓포토에 이어 자발적 ‘LG 팬덤’을 일으키고 있다. 직관적 사용자경험(UX)을 강조한 광고가 입소문을 타고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구글, 샤오미처럼 소비자가 기업 팬이 되는 사례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4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롤리키보드 광고는 국내 TV CF 전문 사이트 ‘TVCF’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베스트CF’ 1위에 선정됐다. TVC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광고업계 종사자와 일반인이 국내외 광고를 감상, 평가하는 웹사이트다. 지상파 TV 광고 집행 없이 입소문과 감상만으로 국내 베스트CF 100건 중 1위에 오른 건 이례적이다.
롤리키보드는 ‘키보드를 접어 쓴다’는 상상에서 시작한 제품이다. 정보기술(IT) 액세서리로는 드물게 지난해 IFA, 올해 CES에서 수상하며 국내외 이목을 모았다. 156g 무게, 관절처럼 부드럽게 접히는 촉감, 접었을 때 길이 26.3㎝, 두께 2.5㎝ 막대 모양은 휴대성을 높였다. 언제 어디서든 막대를 펴기만 하면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장문을 입력할 수 있다.
LG전자는 광고에 롤리키보드 직관적 UX를 담았다. 유연한 관절이 꺾이듯 펼쳤다 접혔다하며 세계 최초 4단 접이식 키보드로서 특장점을 그렸다. 빌트인 스탠드, 듀얼 페어링 등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자를 위한 편의기능도 소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키보드의 가볍고 빠른 타건감을 화면과 경쾌한 소리로 전달한 게 통했다”고 말했다.
LG 팬덤은 액세서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블루투스 헤드셋 ‘톤 플러스’, 휴대용 포토프린터 ‘포켓포토’ 모두 입소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가 확산됐다. LG전자는 사용자 의견을 차기 모델에 반영하며 화답했다.
자발적 팬덤은 IT를 비롯한 기업 경영에 바로미터로 등장한지 오래다. 샤오미는 팬클럽 ‘미펀(米紛)’의 집단지성을 경영에 반영, 기획부터 출시, 마케팅까지 전 과정에 참여시킨다. 미펀 의견은 샤오미 임직원과 공유돼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보조배터리, 공기청정기 등을 만들었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 개발과정에서 ‘내가 글래스를 갖고 있다면(If I Had Glass)’ 이벤트를 개최, 의미 있는 의견을 제출한 지원자에게 제품 체험기회를 부여했다. 덴마크 레고는 ‘팬’이 정기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모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고 의견을 회사에 전달한다. 과거 ‘입소문 마케팅’에 그쳤던 것이 자발적 팬덤으로서 마케팅을 대신한다.
기업 ‘팬 확보’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재훈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든든한 내 편, 팬을 얻자’ 보고서에서 “디지털 미디어와 SNS 발달로 기업 세계에서 팬과 안티 팬이 미치는 영향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기업을 아끼는 고객으로 인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지만 안티팬 때문에 성장이 제약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자발적 팬덤’ 중요성 (자료: 업계)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