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다수인 저자산 고객을 관리하는 것은 금융회사 책무입니다. 10% 이상 고수익이 아니라도 일정 수익이 보장되면서 오래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고객은 자본시장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유동식 KDB대우증권 스마트금융본부장은 증권사가 스마트금융 시장에서 가져야할 책무를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그렇고 금융소비자가 스마트금융 시장에서 바라는 부분은 모든 국민이 다같이 행복해 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과거 증권사는 고액자산가 위주 고수익 영업을 주로 하면서 자산이 적은 고객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수익률도 낮아 자본시장에 안좋은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금융에 기술이 결합된 핀테크가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저자산 고객을 돌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 본부장은 “핀테크로 뭘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이제 진부하다”며 “핀테크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중에 누가 먼저 좋은 서비스를 시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나 로보어드바이저로 대표되는 핀테크를 저금리로 고통받는 고객을 위해 빠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이달 말 저자산 고객에게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 로보어드바이저를 론칭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어드바이저(자문가)’ 합성어로 로봇이 개인 자산 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해주는 자산관리 자동화 서비스다.
지난해 8개사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고 500만원까지 가입금액을 낮췄다.
대우증권이 구상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문사와 고객이 만나는 마켓 플랫폼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투자자문사와 투자방식과 목표 수익률이 각기 다른 고객을 마켓에서 연결하는 형태다.
사람이 직접 제공하던 투자자문이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스템으로 자문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고객에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
내달부터 시작하는 비대면계좌 개설은 고객 편의성에 중점을 둔 형태로 추진한다.
대우증권은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실명확인 방법 네 가지를 모두 구현해 서비스한다. 특히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실명을 확인해 영업시간에만 계좌를 개설하는 불편을 없앨 예정이다.
향후 생체인증을 통해 계좌가 개설된 고객은 별도 인증절차 없이 안면 또는 목소리 인식으로 간단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네이버, 카카오 등 ICT업체와 협업도 추진한다.
유 본부장은 “인터넷은행이 흥행 성공을 위해 ICT를 융합하듯 금융사 단독으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면서 “열쇠는 ICT가 쥐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이 나서 고객 1000명을 모을 수 있다면 네이버 등과 함께 하면 100만명을 모을 수 있는 구조에서 다수의 저자산 고객을 불러 모을 툴로 포털이 유용하다는 말이다. 유 본부장은 “필요에 따라 금융 노하우는 제공하면서 운용은 맡기는 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핀테크로 시작된 새로운 금융서비스는 결국 고객 확대와 연결돼 있습니다. 타사나 타금융권이 무엇을 추진하는지를 보기보다 고객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금융 서비스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고민하고 신속하게 선보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유 본부장은 모든 것의 답은 고객에게 있다고 봤다. 다양한 핀테크업체와 스타트업이 나타나는 현실에서 위기의식을 갖기보다 그들과 어떻게 연합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스마트금융의 답이라는 설명이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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