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때문에 속쓰린 SK가스·E1…2월 공급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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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수입사는 아시아 LPG가격을 결정하는 아람코가 야속하다. CP에 국제 유가 하락폭을 오롯이 반영하지 않고 있어 국내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고 가격 결정에도 애를 먹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2월 국내 공급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던 SK가스와 E1이 결국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1월 수입가격이 급락했지만 이전 수개월간 국제가격(CP) 이상분을 우리나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속쓰린 결정이다. 최근 경쟁연료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과 소비자 여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SK가스와 E1은 아시아 LPG가격을 결정하는 아람코가 야속하다. CP에 국제 유가 하락폭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LPG 가격 경쟁력은 떨어졌고, 우리나라 공급가 산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PG수입사인 SK가스·E1은 우리나라 2월 프로판, 부탄 공급가격을 각각 ㎏당 20원씩 내렸다. 수입사는 2월 우리나라 LPG 공급가격 기준이 되는 1월 CP가 급락했지만 당초 이 같은 인하폭은 시나리오에 없었다. 1월 CP는 프로판 톤당 115달러, 부탄은 85달러 떨어졌다. CP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매월 결정하는데 1월 인하로는 지난 2014년 이후 최대폭이다. 우리나라 가격으로 환산하면 kg당 110원 정도다. 2월 국내 공급가 인하 요인이지만 수입사는 당초 동결을 계획했다.

지난해 4분기 급등한 CP 인상분을 우리나라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CP는 지난해 4분기(10월~12월) 연속 상승해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프로판 가격은 이 기간 톤당 315달러에서 460달러로, 부탄은 345달러에서 475달러로 상승했다. 상승 폭은 각각 46%, 38%에 달한다. 수입사는 지난해 11월까지 공급가격 인하 또는 동결을 유지해오다 12월 kg당 38원 올렸고 1월 다시 동결했다. CP가 오른 석 달간 국내 가격은 한차례만 올랐다. 수입사는 미반영 인상분과 지난달 CP하락폭을 상계해 이익을 보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쟁연료 대비 LPG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과 소비자 여론이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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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동산 원유 기준가인 두바이유 월간 가격은 최대 58% 하락한 반면 아람코 LPG 판가는 34.4% 하락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12월 우리나라 주유소, LPG충전소 판매가 기준 휘발유, 자동차용 부탄 가격비는 100:55까지 좁혀졌다. 휘발유 가격이 100원/리터일 때 부탄은 55원/리터 수준에 팔렸다는 의미다. 6월~11월까지 가격비는 100:52를 벗어나지 않았다. 수입사가 지난해 말 가격 인상을 최소화한 상황에서도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 4분기 중동산 두바이유 하락폭이 12.9%에 달한 상황서 CP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연간 기준으로 중동산 원유 기준가인 두바이유 월간 현물가격은 지난해 연중 58% 하락한 반면 아람코 부탄 판가는 34.4% 떨어지는데 그쳤다. ‘유가가 내린 만큼 LPG 가격도 내린다’는 소비자 심리까지 생기면서 수입사는 판가 결정시 수익성과 점유율 사이 고민이 깊어졌다.

LPG 수입사 관계자는 “아람코가 올들어 CP를 인하했지만 CP를 인상한 지난해 4분기는 연간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로 이때 인상분을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 이익률이 가장 크게 떨어진다”며 “연간 요금 등락폭을 조정해가며 가격 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를 매달 반영해야 하지만 상대 연료 가격, 물가, 여론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주유소, LPG충전소 월간 평균 판가 (단위:원/리터 / 자료:석유공사)>

우리나라 주유소, LPG충전소 월간 평균 판가 (단위:원/리터 / 자료:석유공사)
아람코 때문에 속쓰린 SK가스·E1…2월 공급가 내렸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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