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적 부진할수록 미래 준비 철저해야

지난해 국내외 주요 기업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른바 실적 시즌이다. 글로벌 경기둔화 속 업종·기업별 명암이 극과 극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년 연속 매출 200조원을 넘겼다.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스마트폰 업황 부진 본격화로 올해는 만만찮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이 나름 선방하고 자동차 부품사업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소폭 늘었지만 글로벌 시장 경쟁이 격화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포스코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애플도 우울한 성적표를 발표했다. 작년 4분기 아이폰 판매 증가율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네이버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사상 첫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페이스북과 네이버는 거침없는 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에 47년 동안 단 한 번의 적자를 내지 않았던 포스코 부진은 제조업체가 직면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내 간판기업 수익성 후퇴는 한국경제 ‘빨간불’이다. 대부분이 수출 주력기업이다. 연초 수출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1분기 실적전망 역시 어둡다. 산업연관·고용유발 효과가 큰 간판기업 실적 악화는 소비를 얼어붙게 하고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악순환을 부른다.

중국 경기둔화에 미국 금리인상, 저유가 등 대외 악재가 커지고 있다. 발 빠른 수출 전략이 필요하지만 ‘속성 처방’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중장기 대책 마련과 함께 국내 소비수요를 최대한 늘려 어려운 수출 환경 충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신사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국내 간판기업이 줄줄이 무너질 수도 있음을 명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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