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여성용품 G사 브랜드의 나 사장은 최근 고민이 생겼다. 3·40대 주부들 사이에서는 G사 브랜드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2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영 인기가 없다는 보고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부가 되는 10년 후를 생각하니 나 사장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10년 후에도 고객들에게 지금처럼 사랑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인 고객충성도 분야 전문가 질 그리핀은 저서 ‘Customer Loyalty’에서 “고객의 첫 구매는 기업이 충성고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가장 처음으로 구매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고 쭉 쓰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를 노린 게 바로 포움(POME) 마케팅. 이는 제품의 주요 고객층이 되기 바로 직전 단계에 있는 고객들을 노린 마케팅을 말한다. 가령 아직 면도기가 필요하지 않지만 곧 써야 할 시기가 다가오는 남자 중학생들에게 면도기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포움 마케팅을 한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가 바로 KB국민은행이다. 이들은 2011년, 대학가에 금융서비스뿐만 아니라 세미나 룸, 카페 등도 제공하는 대학생 전용 복합문화 공간인 락스타 존을 만들었다. 왜 이런 것을 만들었을까. 은행의 주 고객은 돈 버는 직장인들이고, 그 직장인이 되기 바로 전 단계가 대학생들이다. 그래서 국민은행은 일찍부터 이들을 공략해 이들이 나중에 직장에 다니게 되도 계속 자신들과 거래하도록 한 것이다. 함께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국민은행은 대학생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지점을 만들었다. 락스타 존은 숙명여대와 이화여대 점을 첫 지점으로 시작되었는데 지점 이름을 독특하게 지었다. 배꽃점, 눈꽃점 등 대학의 이미지를 사용해 대학생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준 것이다. 또, 지점장은 가능하면 그 대학 출신으로 뽑고 창구에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2·30대 젊은 직원들을 배치했다. 이도 역시 대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이곳에 은행업무를 보는 ‘뱅크 존’뿐만 아니라 세미나 룸, 카페 등이 있는 ‘펀&커뮤니티 존’을 만들었다. 누구나 여기에 들어와 다양한 강좌도 듣고 PC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국민은행은 이 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은행 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곳곳에 대학생 전용 통장이나 급여 통장 상품 등도 소개해 뒀다.
KB국민은행의 락스타 존, 그 결과는 어땠을까. 시행 1년 만에 KB국민은행 락스타 통장의 가입 고객 수는 20만 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에는 대학생이 선호하는 은행 1위에 뽑히기도 했다.
P&G도 포움 마케팅을 잘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특히 생리대 브랜드인 ‘Always’는 10대 초반의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미국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에게 성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는 Always의 생리대를 비롯해 이 나이대의 학생들이 쓸 만한 P&G의 제품들을 한 세트에 담아 나눠줬다. 이렇게 P&G는 브랜드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아이들이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덕분에 P&G는 오랜 기간 생리대 시장에서 흔들림 없는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비즈킷
혹시 당신도 우리 회사의 잠재고객을 나 몰라라 하고 있진 않은가. 국민은행과 P&G처럼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보자. 이게 10년, 20년 뒤에도 우리 회사를 받쳐줄 소중한 고객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정리=배윤정 IGM 글로벌 비즈킷 해외사업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