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과거 유가 급락 사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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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석유회사 BP 통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1970년대 초반까지 수십년간 배럴당 2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두 차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배럴당 20~30달러대로 상승했다가 1980년대 들어서면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번 저유가 기조를 제외하고 1980년대 이후 모두 다섯 차례 50% 내외 하락률을 기록한 유가 급락이 발생했다. 가장 큰 유가 하락 비율은 70%를 기록했으며, 가장 오래 지속된 기간은 14개월이다. 이와 비교하면 최근 저유가는 지난 2014년 6월부터 계산하면 19개월째로 기록을 갱신중이다.

1980년대 이후 첫 저유가 상황은 1985~1986년에 찾아왔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1985년 11월부터 1986년 7월까지 8개월간 배럴당 30.73달러에서 11.6달러로 62% 하락했다. 원유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시장 패권을 장악하려고 급작스럽게 생산량을 늘리면서 배럴당 30달러를 웃돌던 유가가 10달러대로 떨어졌다. 1990년 10월부터 1991년 3월 사이에도 국제유가는 35.92달러에서 19.88달러로 45% 하락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했으나 미국 비축유 방출과 사우디 수출 갑절 확대로 유가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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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1998년 러시아 디폴트 선언으로 신흥국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으로 유가가 다시 급락했다. 1997년 10월 21.29달러였던 국제유가는 14개월 후인 1998년 12월 11.3달러로 47% 하락했다. 당시 사우디가 베네수엘라의 쿼터 위반과 대미 시장점유율 확대를 우려해 생산증대 정책을 펴 유가하락을 부추겼다.

2000년에는 OPEC가 증산한 가운데 IT 버블 붕괴, 미국 경기침체 등으로 수요가 부진해 유가가 떨어졌다. 2000년 11월 34.26달러에서 2001년 12월 19.4달러까지 43% 떨어졌다.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는 유가가 무려 70%나 폭락했다. 2008년 6월~2009년 2월 사이 국제유가는 134.02달러에서 39.26달러로 내렸다. 금융위기에 따른 석유수요 위축, 미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석유시장 투자자금 감소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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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재 저유가 기조가 지난 1990년대 장기 저유가 국면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저성장 기조와 미국 달러화 강세, 원유 수급 상황 등이 당시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최근 저유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원유 공급과잉은 유가 급락에도 시장점유율 경쟁 등으로 OPEC가 원유 생산 감산 합의를 이루지 못해 오히려 원유 생산 규모를 늘린 1990년대와 비슷하다. 여기에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 중국 경기 둔화로 수요까지 떨어졌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이라는 요인이 작용하면서 유가 하락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유가 급락 사례

자료:한국석유공사

[이슈분석]과거 유가 급락 사례 어땠나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