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해외 투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4일(현지시각) 미국기업연구소(AE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 해외 투자 규모가 111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했다. 전년 957억달러 보다 16% 늘었다. 켐차이나(CNCC)가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인수하는 등 최근 투자 움직임이 커졌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누적 투자액은 6830억달러(약 124조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이 IBM PC 부문을 인수한 2005년 이후 중국 해외 투자가 10년 만에 11배 증가했다. 1980년대 일본 기업처럼 알짜배기 외국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주식과 부동산 시장 거품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최근 중국 기업이 고평가되면서 얻은 이익이 밑거름 됐다.
지난해 중국이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는 미국이다. 200억달러(약 24조원)가 넘었다. 호주는 절반가량인 100억달러 수준으로 2위였다.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 영국이 뒤를 이었다.
2005년 이후 채권을 제외한 누적 투자액에서도 미국이 998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호주도 787억달러로 순위 변동은 없었다. 캐나다(435억달러)와 브라질(331억달러)이 누적 투자액에서는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를 앞서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투자는 대부분 국영 기업이 이끈다. 피렐리를 인수한 켐차이나도 국영 기업이다.
민간 기업 투자도 꾸준히 늘었다. 2005년 이후 전체 투자의 15%를 차지했다. 2009년까지만 해도 민간 기업 비중은 2% 미만이었다.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전력(2746억달러)이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일부 투자가 줄었지만 누적 기준 독보적 1위다. 금속은 절반에 못 미치는 1215억달러로 2위다. IT는 339억달러로 부동산(693억달러)과 금융(568억달러), 운수(497억달러)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투자만이 아니라 해외 건설 계약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계약도 국영기업이 주도한다.
중국 국영기업은 글로벌 건설업 리더로 불린다. 지난해 1억달러 이상 계약을 체결한 나라가 40개국이 넘는다. 건설을 외교정책 수단으로도 활용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 해외방문 때 얻은 주요성과 바탕엔 건설이 깔려있다.
중국이 최근 10년간 맺은 건설계약은 5299억달러(96조원)다. 개발도상국이나 산유국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나이지리아가 270억달러로 건설계약 금액이 가장 높았다. 파키스탄이 237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209억달러), 인도네시아(206억달러), 베네수엘라(202억달러) 모두 2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건설 계약에서도 에너지·전력 분야가 2368억달러로 1위였다. 운수(1648억달러)와 부동산(514억달러) 비중도 높아 2,3위에 올랐다.
중국 기업 투자와 건설을 합하면 2005∼2015년 누적액은 1조2129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전체 투자액에서도 1034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호주가 839억달러로 다음이다. 한국은 95억달러로 순위권 밖이다.
중국 기업 해외투자 확대 기조는 올해도 여전할 전망이다.
<중국 해외투자 연도별 현황(자료:미국기업연구소)>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