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핵심인 ‘가정 사물인터넷(홈 IoT)’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LG유플러스 홈 IoT 가입자가 10만 가구를 돌파했다. 가구 기준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을 감안하면 20만~30만명이 홈 IoT를 사용하는 셈이다. 경쟁사도 홈 IoT사업을 강화해 올해 국내 홈 IoT 시장이 활짝 피어난다. 홈 IoT는 개인, 산업, 공공 등 IoT 산업 확산 기반이다. 저변이 확대돼 관련 개발자와 스타트업이 늘어나면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무엇보다 IoT가 ‘아직은 먼 훗날의 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인식을 전환하는 게 홈 IoT가 가져온 가장 큰 가치다.
◇즉각적 효과 체감이 홈 IoT 강점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세련된 주거 서비스 도입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국내 스마트홈 시장이 올해 10조원 규모를 돌파해 매년 20%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시장 규모는 18조912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홈 IoT 성장은 이런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다. 무선 네트워크와 센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편리한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홈 IoT는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건설사와 가전제품 제조사 관심도 크다.
가장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이통사다. 매출 정체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이통사는 홈 IoT를 기반으로 IoT 사업 확대를 노린다. 홈 IoT는 소비자가 활용 효과를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시장성이 높다는 뜻이다. 조영훈 SK텔레콤 홈사업 본부장은 “IoT가 가정에서 활성화되는 이유는 단순기기 간 연결을 떠나 연결을 통해 파생되는 부가가치, 즉 사업 기회가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정 내 사물과 가전기기는 연결 용이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홈 IoT 연동기기 사용자는 실생활에서 느낀 편리함에 대해서 즉각적 피드백을 준다는 게 조 본부장 설명이다. 제조사나 통신사 등 서비스 제공업체는 홈 IoT가 낮은 비용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주는 효과적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통 3사 새로운 경쟁 무대
이통 3사는 홈 IoT를 IoT 비즈니스 확대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전통 통신서비스를 잇는 새로운 경쟁이 홈 IoT 시장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 중 홈 IoT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IoT@홈은 출시 10개월 만에 10만 가입자를 넘어선 데 이어 가입자 증가 추세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통신사 관계없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과 서비스 설치, AS까지 통합 서비스 지원이 LG유플러스 경쟁력이다.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양대 가전사를 아우르는 가전 IoT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지능형 서비스로 홈 IoT의 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인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IoT 산업 활성화와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 홈 IoT 역시 생태계 조성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2014년 하반기부터 30여 제휴사와 스마트홈 IoT 연합(얼라이언스)을 구축해 제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65개, 연말까지 총 100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전 기기를 넘어 홈 네트워크 솔루션, 건설 관련 업체, 보안 업체까지 제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제휴사와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고 동반성장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KT는 지난해 2월 웨어러블 센서, 스마트폰, IPTV를 연동해 실내에서도 실시간 운동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올레 기가 홈피트니스’를 출시했다. 이후 ‘올레 기가 IoT 홈캠’을 비롯해 지난 한 해 총 6건의 홈 IoT 상품을 선보였다.
올해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기가 IoT 홈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레 기가 IoT 홈 매니저 앱으로 삼성전자 생활가전 6종을 원격 제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내 10종 이상 서비스 출시가 목표다.
◇최종 목적지는 지능화
지난해까지가 국내 홈 IoT 시장 태동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성장이 예상된다. 홈 IoT는 IoT 시장 전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개발자와 관련 기업이 늘어나고 공공, 건설, 의료 등 다양한 산업으로 IoT가 확산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IoT가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크라우드 펀딩이나 벤처캐피털 등을 통해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IoT가 확산되면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홈 IoT를 단순히 집 안에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기술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업계는 IoT 마지막 단계인 지능화 역시 홈 IoT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눈이 오거나 차가 막히는 날 아침에는 자명종이 30분 먼저 사람을 깨우고 온도가 급격이 낮아지면 보일러가 집안 온도를 미리 높여두는 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물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해석해서 활용해야 한다.
류창수 LG유플러스 홈 IoT 담당 상무는 “지능화라고 해서 홈 IoT 기기가 IBM 슈퍼컴 왓슨처럼 전능성을 지닐 필요까지는 없다”며 “각각 상황에 맞게 사물이 필요한 지능화 엔진을 달고 이를 제대로 연결해주면 고객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통신사 경쟁력은 결국 ‘통합 네트워크 컨트롤’ 능력에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