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방사능 제염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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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이 한국전력기술에 이전한 복합동전기 제염설비.

고리 원전 1호기 해체를 앞두고 원전 해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전 해체란 말 그대로 영구 정지된 원전 안에 있는 설비와 발전소 건물을 없애는 것이다. 해체 과정은 준비, 제염, 절단·철거, 폐기물 처리, 환경 복원 5단계로 진행된다. IAEA는 전 세계 원자력시설 해체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약 500조원, 2050년까지 약 1000조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전 해체 핵심은 바로 ‘제염 기술’이다. 제염은 원전 해체 전후에 원자로 내외부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 또는 저감시키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할 때 노수 순환계통장치와 기기에서 발생하는 방사성물질을 닦아내는 기술이다. 넓게는 방사능에 오염된 인체와 장치, 실내외 시설 등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제염은 물리적, 화학적, 전기화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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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제염법에서는 환원제를 중심으로 한 약물로 오염물을 녹여 내는 것, 산화환원반응을 이용해 오염물을 녹이는 것, 고압수제트법이나 블라스트법과 같이 물 자체 또는 연마재를 사용해 표면에 부착된 오염물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제거대상물에 따라 건축물이나 도로 등에 실시하는 ‘구역제염’, 피폭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피부제염’ ‘기기제염’ 등으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제염에는 침적, 세정, 연마 등을 실시한다. 전해연마제염법, 초음파법, 제트클린법, 블라스트법 등 특수한 장치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제염제도 대상에 따라 사용이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합성세제가 사용되며 이 외에 유기산, 가성소다, 아세톤, 산화티탄페이스트, 중탄산소다, 아르긴산소다페이스트 등을 가해 제염효과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또 사용후연료에서 핵분열생성물을 제거하는 등과 같이 소요물질에서 그것 이외의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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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염 기술 종류

해체 관련 제염은 해체 전과 해체 후로 나뉜다. ‘해체 전 플랜트제염’은 해체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방사능 피폭을 낮출 목적으로 해체작업 전에 실시한다. ‘해체 후 기기제염’은 원전을 해체하면서 발생한 폐기물의 오염준위를 낮춘다. 그 후의 보관관리를 쉽게 하면서 일부 폐기물을 재이용할 수 있게 해 전폐기물량의 방사능 선량 저감을 목적으로 한다.

해체 전 플랜트제염은 해체 작업현장 안의 방사능 수치인 공간선량을 내리고 작업원의 피폭선량을 낮추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해체 전 플랜트제염에서는 해체 작업 시 작업원의 피폭을 저감시켜야 한다. 해체 전에는 매우 높은 효과의 제염보다는 오염이 몇 분의 1로 줄었는지 나타내는 ‘제염계수’가 수십정도면 충분하다고 알려졌다. 반면에 제염의 대상이 넓어지는 경향이 있어 2차폐기물의 저감 등이 중요하다. 제염계수는 방사성물질이 제염처리로 제거되는 정도를 표시하는 지표이다. 제염계수가 클수록 핵분열생성물 등 오염물질이 제거된 것을 뜻한다.

해체 후 실시되는 해체 후 제염은 폐기물 보관관리를 쉽게 하고 일부 폐기물의 재이용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해체 후 제염은 운반이 편리한 크기로 절단한 기기를 제염장치의 설치장소로 옮겨 그 곳에서 제염한다.

해체 후 기기제염을 마친 해체폐기물은 남아있는 방사능의 양에 따라 처리·처분된다. 잔존방사능준위가 매우 낮아진 것은 원자력시설 등 한정된 장소에서 재이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하다. 폐기물의 방사능준위를 재이용은 못할 수준이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내리면 그 후의 폐기물관리나 처리처분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해체 후 제염을 어떤 기술로 실시하는가는 해체부터 폐기물의 처리처분에 이르는 공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해체 후 기기제염에서는 비교적 높은 제염계수가 요구된다.

물리적 제염은 가볍게 쌓인 오염물을 제거하는 초음파세정이나 고압수세정, 연마재 등을 내뿜는 블라스트법 등이 있다. 블라스트법은 특히 높은 제염효과를 얻을 수 있다. 큰 면적의 제염대상물에 작업효율도 높다. 다만 물리적 제염에서는 사용한 물이나 연마재 등의 2차폐기물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화학적 제염은 오염을 산, 알칼리, 킬레이트제 등으로 녹여 내는 것이 많다. 또 제염제를 거품이나 겔상으로 해 제염대상물에 부착시키는 기술도 있다. 화학적 제염은 복잡한 모양의 제염대상물에도 제염액이 접하면 제염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방사성화학폐액이 발생하고 제염시간이 비교적 길어지는 문제가 있다.

전기화학적 제염은 일반 산업계에서 금속표면연마기술로서 사용돼 온 전해연마기술이다. 비교적 단시간에 높은 제염효과가 얻어지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러나 전해연마기술도 화학적제염기술과 같이 전해액으로 화학약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성 화학폐액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복잡한 형상의 제염대상물에는 제염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제염기술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이다. 전해연마나 화학침수 등 일부 기술은 수준이 높다. 방사능 오염 배수로 토양을 처리하는 장비를 개발해 2013년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1차계통 화학제염이나 복합유체 제염기술은 여전히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자력시설 제염해체 기술을 개발 중이다. 복합 동전기 제염장치 등 일부는 확보했다. 이 장치는 20일 내 세슘 96%, 코발트와 우라늄은 98%까지 제거할 수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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