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광명전기 회장은 ‘금수저’가 아니다. 광명전기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결국 그 회사를 인수했다. 광명전기는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어려움은 시련일 뿐, 실패일 수 없다. 퇴사와 창업, 광명전기 인수 등은 업계에서 알려진 성공 스토리다. 이재광 회장은 다시 신화를 쓰려 한다. 2020년까지 광명전기를 연매출 5000억원 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광명전기를 인수하고 오너가 됐다. 당시 광명전기는 명동 사채업체에 인수될 정도로 경영상황이 안 좋았다. 1982년 광명전기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가 퇴사해 한빛텔레콤을 경영하던 이 회장은 친정복귀에 주저함이 없었다. 입사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팀장 자리에 오르며 일의 재미를 알게 한 회사를 못 본채 할 수 없었다. 이 회장은 그때를 “젊었으니까”로 표현한다. “조금만 힘을 받으면 곧 제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인수 당시 매출 300억원대 회사는 현재 자회사 2개를 거느린 연매출 1400억원대(2014년 기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9%가 넘는다. 5억원에 인수한 한빛텔레콤을 10년 뒤 몸값 60억원짜리 기업으로 키워낸 이력을 포함하면 이 회장 성적은 양호하다.
광명전기는 수배전반, 태양광발전시스템, 전력기기, 부동산·기기임대 등 4개 부문이 동력이다. 수배전반 분야 지위는 독보적이다. 전력기기 자회사 피앤씨테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69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올린 주력 계열사로 성장했다. 태양광발전시스템 개발, 시공을 하는 광명SG는 매출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회장에게 향후 5년은 승부처다. 2020년 매출 5000억원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중기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가 피앤씨테크 상장이다. 2월 말 상장실질심사 청구를 거쳐 7월 증시에 입성한다. 피앤씨테크는 배전자동화단말장치(FRTU), 디지털보호계전기 등 2개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한 기술집약형 기업이다. 목표 가격대로 상장하면 4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온다.
두 번째, 인수합병(M&A)으로 외형도 키운다. 그의 책상 위에는 3개 이상 회사 인수 제안서가 있다. 전기업종으로 국한하지 않는다. 제조분야 우수 기술을 가진 매물만 나오면 언제든지 ‘새식구’로 받아들일 생각이다. 대기업 협력사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납품단가, 투자 결정까지 간섭하는 거래구조를 겪어봤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ICT 융합 전력기기 사업 비중과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린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신규 전력기기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전환장치(PCS), 태양광 발전시스템 등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했다. 시공 비중이 높은 태양광 사업구조를 버리고 올해부터 발전소 운영에도 나선다. 자사 PCS 탑재한 ESS를 개발해 국내외 영업을 시작한다.
광명전기는 지난해 1000만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다음 목표는 3000만달러 수출탑이다. 2014년 2.63%에서 지난해 3.98%까지 오른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을 올해 4% 이상으로 늘린다. 광명전기에는 3개 사업부문 8개 연구조직이 있다. 친환경 GIS, CDS(컴팩트형 배전반) 등 자체 개발 신제품이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 회장은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글로벌 기업을 예로 들었다. 독자 개발한 제품을 판매한 뒤 엔지니어를 파견해 유지보수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이 회장은 “전력기기 수요는 많고 기술력은 부족한 신흥국을 대상으로 제품, 기술, 전문 인력을 동시에 수출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 비지니스 모델”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