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시장 가세로 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韓경제 악재될수도

세계 3대 유종이 모두 배럴당 20달러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경제 제재 해제로 이란이 원유 시장에 가세한다. 현 국제유가 하락이 과도한 공급과잉에 의한 것임을 감안하면 국제유가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출 확대·원유 도입 다변화 등 긍정 효과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락하는 유가 대응이 최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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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은 16일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부과한 경제·금융 제재를 해제했다.

◇이란 원유 수출 재개…유가 10달러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부과한 경제·금융 제재를 16일(현지시간) 해제했다. 지난해 7월 14일 핵협상 타결 이후 6개월 만이다. 2012면 이후 4년 만에 원유 시장에 귀환한 이란은 점유율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석유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관료는 원유시장내 점유율 회복 시나리오를 이미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주요 수익원인 원유·가스 등 수출을 금지당해 국가 재정에 압박을 받았다. 원유 생산·수출 능력은 세계 4위 수준으로 2012년 서방 제재 이전 하루 250만배럴 원유를 수출했다. 이번 조치로 이란은 하루 50만 배럴 원유 수출을 시작으로 6개월 이후 하루 100만 배럴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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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유 시장 가세로 국제 유가 하방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이란 원유 시장 가세로 국제 유가 하방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공급과잉이 가중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로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8달러(5.71%) 떨어진 배럴당 29.4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30달러가 무너진 것은 200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94달러(6.3%) 하락한 배럴당 28.94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3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2월 이래 처음이다.

지난 7일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이미 배럴당 30달러선이 붕괴돼 세계 3대 유종이 모두 2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란의 원유 생산 재개로 국제 유가가 20달러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아비쉑 데쉬판드 나틱시스글로벌자산운용 연구원은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이란이 원유 생산, 수출을 재개해도 OPEC은 감산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적 분석 등을 감안한 국제 유가 저점을 10달러로 내다보는데도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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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신흥국, 산유국 재정위기는 한국 경제 최대 변수이자 불안요소로 부상했다.

◇저유가, 경기침체 장기화 요인될 수도

국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부상했다. 국가 전체 에너지원 97%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유가 하락이 기업과 가계가 소비를 늘려 경기가 좋아지는 선순환 효과를 이끌고 올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과도한 하락 부작용이 긍정 효과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한국 수출 58%가 집중된 신흥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고 중동 산유국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조선·건설·플랜트 등 우리나라 기업 주력 수출 분야 수주가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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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유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28.71%로 2009년 8월 1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인 투자금액도 반토막났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6년 5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보유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 403조1218억원 규모로 전체 시가총액 28.71%를 차지했다. 이는 2009년 8월 18일 28.65% 이후 최저치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은 “국제유가 추가 하락은 미국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을 높이지만 주요 산유국과 상품수출국 등 신흥국 전반에 걸친 위기 우려를 가중시킨다”며 “현실화되면 부정적 영향이 긍정적 영향을 압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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