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1.5%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2%에서 3.0%로 낮췄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0.3%P 하향 조정했다.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대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경기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배경에 대해 “중국의 금융·외환시장 불안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대한 것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미칠 효과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국 리스크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라며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 변동을 나타내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3.2%에서 0.2%P 낮춘 것이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때 경제상황 외에 고려한 상황이 없다”며 “세계 교역 증대, 저유가 효과 등을 고려하면 경제성장률 3.0%가 낙관적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 성장세 약화 우려가 커졌다”며 중국 등 신흥국 성장세 둔화로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IMF를 비롯한 주요 경제 예측 전문기관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작년보다 높게 잡고 있다”며 “우리의 수출 여건이 개선되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률 하향 조정에 따른 금리정책 대응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췄으니 금리가 조정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경제 여건이 바뀌면 성장률 전망치가 바뀌는 건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성장률을 낮췄다고 해서) 금리정책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금리정책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은 물가, 거시경제 또 금융안정에 유의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금리정책을 할 때는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 어느 한쪽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거시경제와 금융리스크를 다 같이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한것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 2%보다 낮지만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한지 여부는 앞으로 물가 흐름을 더 보고 그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