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 시장에서 애플만 나홀로 성장했다.
12일(현지시각)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7570만대를 기록했다. 2014년 4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총 출하량은 2억8873만대로 연간 출하량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억대를 밑돌았다.
가장 많은 PC를 출하한 상위 다섯 개 업체는 레노버·HP·델·아수스·애플이다.
애플은 상위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출하량이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567만대다. 점유율도 같은 기간 6.7%에서 7.5%로 상승했다. 7.9%인 4위 아수스를 바짝 추격했다. 연간 기준 시장점유율은 7.2%로 아수스와 불과 0.1%포인트(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연말 쇼핑 시즌에서 애플이 승리를 거둔 결과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아이맥을 잇는 애플 생태계가 성공했다.
레노버가 1위 독주체제를 구축했지만 출하량은 줄었다. 전년 대비 4.2% 줄어든 1538만대다. 경쟁 업체보다 감소폭이 적은 게 힘이 됐다. 점유율도 0.9%P 오른 20.3%다.
2위인 HP는 8.1% 하락한 1420만대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8.8%로 오히려 올랐다. 레노버와 같은 이유다. 3위와 4위를 차지한 델과 아수스는 각각 1020만대(13.5%), 600만대(7.9%)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애플을 제외한 전반적 시장 침체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OS PC 점유율도 동반 하락했다. 새롭게 선보인 윈도10이 PC 구입 촉매제로 작용하기보다 OS 업그레이드 효과만 가져왔다.
미카코 키타가와 가트너 수석 연구원은 “연말 연휴가 있었지만 PC 출하량은 오히려 줄었다”며 “이는 소비자가 PC를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MS 윈도10 보급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올해는 보급이 늘어나 출하량도 1% 수준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시기에 발표한 IDC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시장 침체 상황이나 상위 다섯 기업도 같다. 아수스도 소폭이지만 애플과 함께 성장했고 시장점유율 순위가 애플과 공동 4위를 기록한 게 달랐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