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대표하는 제품은 아이폰이다. 매출액 중 3분의 2가 아이폰에서 나온다. 아이패드나 맥북, 애플워치도 한 축을 담당한다.
이러한 제품 포트폴리오는 지난 수년간 변치 않았다. 혁신은 줄었다. 소비자는 더 많은 혁신을 요구하지만 제품 특성상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애플도 모르는 바 아니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애플은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TV와 매킨토시를 결합한 제품을 비롯해 애플 디지털 카메라, 교육용 PDA까지 선보였다. 심지어 티셔츠나 모자에 애플 로고를 새겨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제품군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생활용품은 대부분 프로모션에 썼고 IT제품은 애플 전용이거나 너무 앞섰다.
애플은 최근 제품 중심 사업 구조에서 서비스 사업을 덧대고 있다. 중심 이동은 아니다. 제품과 연계한 서비스와 상품 개발이다. 아이클라우드와 아이튠스매치, 애플페이, 애플뮤직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이 서비스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품 구매자가 서비스까지 이용하면서 일회성 구매를 지속적인 수익으로 이으려는 의도다. 가입형 서비스나 이미 구입한 상품 때문에 제품 재구매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가진다. 애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애플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생겨나는 것이다. 애플이 원하는 생태계다.
이는 애플이 개발 중인 전기차도 포함한다. 자동차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제품군에 속한다. 애플 서비스를 차 안에서 그대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타이탄 프로젝트’로 알려진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위해 테슬라나 포드, GM 등에서 일하던 자동차 엔지니어를 영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애플.오토(apple.auto)’와 ‘애플.카(apple.car)’ 등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했다. 아이폰 생산을 폭스콘에 맡겼던 것처럼 전기차도 외주 방식으로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와 관련해 “1000명이 넘는 기술자를 고용하면서 개발 사실을 숨기기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도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애플은 애플페이로 거래액당 0.15% 수수료를 받는다. 올해 예상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270억달러에 이른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 전망도 밝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선두인 스포티파이가 6년 걸린 것과 대조된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용 애플뮤직까지 내놓았다. 10억명이 넘는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콘텐츠를 이용해 애플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마크 멀리건 미디어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빠르게 스포티파이를 따라잡고 있다”며 “이러한 성장세라면 애플이 오는 2017년에 업계 선두에 나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애플은 TV 시장까지 손을 뻗었다. 가입형 온라인 TV 서비스다. 모바일 기기 증가로 TV 소비 시간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데 착안했다.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가격이 관건이다.
카티 휴버티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미국 주요 미디어와 손잡고 가입형 온라인 TV 서비스를 시작하면 2년 안에 서비스 사업 수익 비중이 20%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