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UHD TV를 갖추고도 내년 초 수도권에서 시작될 지상파 4K(UHD, 3840×2160) TV 본방송을 시청하지 못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송보다 이른 TV 보급 때문에 기존에 판매된 TV가 새 전송규격에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에 보급된 UHD TV는 약 100여만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판매분을 비롯해 4K 패널을 사용한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감안한 수치다. 올해는 누적 2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 TV로는 지상파 4K 본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 전송방식으로 유력시되는 ATSC 3.0과 단 한대도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모델부터 지상파 4K 실험방송 전송방식 ‘DVB-T2’를 지원하고 있다. 4K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실험방송으로 송출한 월드컵, 다큐멘터리, 드라마라도 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14년 이전 모델에도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개선으로 DVB-T2 수신을 지원했다. DVB-T2가 2009년 개발, 보급된 방식이라 가능했다.
하지만 ATSC 3.0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고 국내 전송방식으로 유력시되면서 지상파 4K 본방송 전 대규모 HW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부착된 지상파 HD(1920×1080) 본방송용 ATSC 1.0으로는 3.0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ATSC 3.0은 MPEG-2 또는 H.264 압축으로 전송하는 기존 ATSC 1.0과 달리 HEVC 고효율 압축을 사용, 고정형 4K와 이동형 HD 방송을 동시에 내보낼 수 있다. 인터넷프로토콜(IP) 연동으로 다양한 데이터 방송 구현도 가능하다. LG전자 계열 제니스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적으로 기술을 개발, 지난해 NAB, 올해 CES에서 시연했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관계자는 “ATSC 3.0 TV는 ATSC 1.0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ATSC 1.0은 ATSC 3.0과 역호환성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기존 UHD TV도 별도 HW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V 메인보드 교체나 셋톱박스 별도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보드 교체는 비용이 크고 셋톱박스는 별도 개발이 필요해 내년 본방송에 맞추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아직 TV 제조사는 ATSC 3.0 확정 후 기존 TV의 지상파 4K 본방송 지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2년 전 경쟁적으로 DVB-T2 수신 지원에 나섰던 전례가 있어 소비자 권익 보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도 크다. 한 TV 제조사 관계자는 “어떤 상황이건 소비자가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