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2주차를 맞은 중국 증시가 연일 안정을 찾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30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오르기를 반복하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증시를 불안에 떨게 하는 위안화 환율은 3거래일 연속 큰 변동 없이 지나갔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12일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3% 오른 6.5628위안에 고시했다. 기준환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다.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7일까지 위안화 가치를 8거래일 연속 내리다 지난 8일과 11일에는 소폭 올린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역외시장과 역내시장의 위안화 가치 격차가 사상 최고로 벌어지자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 차이를 줄이려고 역외에서 위안화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이 이같이 혼란에 빠진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증시 안정대책 정상화 과정에서 벌어진 수급 불안과 유동성장세를 위협하는 위안화 환율 불확실성, 경기와 신용위험이다.
세 가지 악재는 단기에 그치는 부분도 있지만 중장기 과제도 있어 증시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새해 예상치 못한 중국발 이슈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중국 정부도 서킷브레이커 제도 중단 등 다양한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연초 급락의 이유인 수급 악재는 이달 안에 해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반응이다. 정부가 대주주 지분매각 제한 보완책을 발표했고 신규 기업공개(IPO)도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2분기 선강퉁 개통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 이뤄지면 수급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전망이다.
문제는 위안화 환율과 경기불안 이슈다. 위안화의 불확실성은 자본유출과 경기부진에 따른 원인과 중국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환율 전문가들은 상반기 위안화 환율이 6.75위안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적인 경기예측 전문가인 앨런 사이나이 미국 컨설팅그룹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은 12일 국내서 열린 강연회에서 올해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선으로 절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이나이 회장은 “현재 중국 통화가 고평가된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안에 7~7.25위안 선으로 절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이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원화 가치 하락으로 동병상련을 겪는 우리나라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원화 하락으로 수출 경기는 나아지겠지만 가장 넓은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발목은 경기와 신용 위험이 잡고 있다. 제조업지수에 이어 서비스업지수가 바닥을 기고 있고 물가지표마저 부진하자 11일 증시가 다시 한번 폭락장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경기와 신용 위험은 구조적 문제로 올해 중국 경제를 관통하는 중장기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금융 위험에 대한 통제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지수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급·환율·경기의 3대 악재는 1분기 안에 완전 해결이 어렵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 과정을 지켜보면서 부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