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빠른 후발주자에서 선발주자로 위치를 바꾸어야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선발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경영노하우로 무장해야 한다. 미래로부터 다가오는 기회를 남보다 먼저 알아보고 이를 재빨리 낚아채는 재능이 필요하다. 이러한 재능을 미래성이라 부르고자 한다.
미래성이란 남보다 월등하게 미래에 대한 예측과 흐름 파악이 뛰어난 재능을 말한다. 이것은 평상시 미래와 친하고 미래를 가까이 하는 성향으로부터 나온다. 앞으로 이 미래성이 3세대 기업가정신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즉 미래성이 충만한 창업가에게 커다란 성공 기회가 주어진다. 과거 거대 자본가나 뛰어난 기술 지식을 가진 엔지니어에게 사업 기회들이 주어졌다. 미래에는 그에 못지않은 기회들이 평범하지만 미래성이 우수한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다.
요즘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가들을 직접 만나보면 그 평범함에 놀라곤 한다. 실제로 이들은 스스로 천재로 불리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타고난 천재성보다는 성공 기회를 만나게 해준 운(運)에 더 감사한다. 그들 대부분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이루고자 하는 꿈에 천착하다가 불현듯 기회에 접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꿈을 이루어 줄 미래에 달라붙어 끈기와 절실함으로 일상을 반복했다. 어느 순간 성공을 이루어냈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기발한 아이디어가 짧은 시간 안에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아이디어가 퍼지는 세상이다. 변방의 작은 아이디어도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만이 성공을 만들어내는 시대는 지나갔다. 과거 소수 천재적인 발명가나 석·박사 인력으로 구성된 대규모 연구개발 조직에서 중요한 혁신이 이루어져 왔다. 지금은 다양한 외부 아이디어 원천을 적극 활용하는 개방적 혁신이 대세다.
21세기 창발 혁신 시대에서는 신입 사원도 회사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미래와 친하고 미래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본이나 과학적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 전체를 먹여 살릴 ‘한 사람의 천재’를 찾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열정으로 충전된 다수의 창조 인력들을 경쟁력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 산업화와 정보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개인이나 조직 성공을 위해 학습력이 핵심 역할을 했다. 선발주자 지식과 경험을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험과 역사로부터 지식과 교훈을 얻게 해주는 지성(知性)은 학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성에만 머물러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게 해주는 미래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래성이란 구체적으로 어떻게 얻어지는가. 일본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5억명 이상 사용자 확보에 성공한 SNS 플랫폼 서비스 라인(Line) 사례를 보자. 일반 사람들 눈에는 창업자 이해진이라는 타고난 천재가 하루아침에 일확천금 사업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전체 사업전개 과정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사업이 새로운 기회로 떠오를 때까지 11년간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이 있었다. 2000년 일본에서 성공하고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래 한 차례 철수와 재진입을 반복하면서 인터넷 관련 사업에 투자한 비용만 어림잡아 4000억원이 넘는다. 이러한 라인 사례에서 보듯이 미래 탐험이란 천재가 만들어내는 족집게 투자가 아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끝을 알 수 없는, 그래서 ‘미련하고 바보스런(?)’ 반복 과정을 통해 비로소 미래성이 형성된다.
따라서 선발주자가 되기 위한 혁신을 원한다면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 미래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계획을 심어놓아야 한다. 개인이나 조직은 강력하게 충전된 꿈과 비전을 바탕으로 본연의 활동을 정성스럽게 반복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뛰어난 미래성을 갖게 된다. 이 미래성은 남들에게 없는 안목을 소유하고 반보 앞선 예측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이장우(경북대 교수, 성공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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