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E1이 액화석유가스(LPG) 2월 국내공급가 책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소비자는 급락한 국제가격(CP)을 곧바로 반영해 인하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전 석 달 연속 CP 상승 땐 요금에 반영 못한 공급사는 여론만 따르자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월 국내 LPG 공급가격 기준이 되는 1월 CP는 프로판 345달러, 부탄 390달러로 정해졌다. 전월 대비 프로판은 톤당 115달러, 부탄은 85달러나 떨어졌다. CP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매월 발표하는데 1월 인하폭이 지난해 이후 가장 컸다.
우리나라 LPG 가격으로 환산하면 kg당 110원 안팎 인하 요인이 생겼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몇 달간 반등했던 CP 탓에 인하효과를 누리지 못한 수요자는 2월 큰 폭 가격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SK가스·E1은 인하폭이 고민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간 CP가 급등했는데 이때 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CP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연속 상승해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프로판 가격은 이 기간 톤당 315달러에서 460달러, 부탄은 345달러에서 475달러로 올랐다. 상승 폭은 각각 46%, 38%에 달한다. 이 기간 중동산 두바이유 하락폭은 12.9%에 달했다. 기준이 되는 유가는 하락했는데 석유제품인 LPG 가격은 절반 가까이 오른 셈이다.
LPG 수입사는 지난해 11월까지 공급가격 인하와 동결을 유지하다 12월 kg당 38원 올렸다가 1월 다시 동결했다. CP가 오른 석 달간 국내 가격은 한번 올랐다. 저유가 국면을 의식해 수요층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LPG와 석유화학 원료로 대체재 관계에 있는 나프타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산업용, 가정·상업용 시장에서 직간접적으로 경쟁하는 LNG 가격 또한 안정세를 보였고 새해 요금이 9% 내렸다. 이 때문에 여느 때보다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두고 저울질이 심하다.
LPG 수입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LPG 공급가격은 이전달 CP로 산정하지만 환율과 다른 연료와 경쟁력 등을 감안해 산정한다”며 “최근 환율이 급등했고 그동안 인상요인을 100%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하폭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수요층 기대치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