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Lyft)는 차량 공유 서비스다. 사업 특성상 늘 우버(Uber)와 함께 거론된다. 우버처럼 기사로 등록한 회원 차량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출발이 달랐다. 고급 리무진 차량을 이용한 서비스로 시작한 우버와 달리 리프트는 저렴한 택시를 표방했다. 우버가 우버X라는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두 회사 차이는 거의 없어졌다.
우버 기업규모가 더 크고 유명하지만 공유 서비스는 리프트가 먼저 시작했다. 리프트 시작은 2007년이다. 창업자 로건 그린과 존 짐머가 ‘짐라이드’를 선보였다. 짐라이드는 페이스북을 이용한 합승 서비스다. 페이스북에 운전자 위치와 목적지, 시간을 올리면 이용자가 댓글을 다는 방식이다. 대부분 장거리 이동인데다 성사 때까지 계속 메시지를 주고받아야 했다.
리프트는 2012년 짐라이드를 보완하기 위한 서비스로 출발했다. 장거리 이동인 짐라이드와 달리 시내용이다. 1년 후 그린은 짐라이드를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에 팔았다. 리프트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당시 짐라이드는 150곳이 넘는 대학 캠퍼스에 수십만 사용자를 보유했다.
리프트는 친절한 이미지로 다가갔다. 차량에 분홍색 콧수염을 붙이고 승객은 앞좌석에 앉도록 했다. 승객과 운전자는 주먹을 마주치며 인사했다. 차량 강도를 우려해 앞좌석과 뒷좌석을 분리한 미국 택시와 접근 방식이 달랐다.
리프트는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자가 가장 꺼려하는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바로 불안감 해소다. 리프트는 이를 위해 철저한 검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사가 되기 위한 조건을 까다롭게 했다. 운전자 등록과정부터 걸러낸다는 계획이다. 운전 경력 3년이 넘고 23세 이상이어야 한다. 무사고 경력과 범죄 유무 검증, 사고 보상 보험 가입 상태 등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운전기사와 차량 사진, 이전 이용자 평가 점수까지 모두 공개한다. 리프트가 우버 텃밭인 미국에서 독자 영역을 구축하며 성장하는 이유다. 미국 내 32개 주에서 서비스 중이다.
기업 잠재력을 알아본 투자도 잇따랐다.
리프트는 2012년 설립 이후 약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한 GM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킹덤 홀딩, 중국 대표 콜택시 앱 디디콰이디 등이다.
외신에 따르면 리프트는 GM 투자 유치 성공으로 몸값이 55억달러(6조6000억원)로 치솟았다. 1년도 안 돼 몸값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6배다. 지난해 3월만 해도 기업 가치는 25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걸림돌은 우버다. 중국 디디콰이디나 인도 올라 등 지역 특화서비스와 달리 우버는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리프트는 디디콰이디, 그랩택시, 올라와 반우버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4개 서비스 지원 지역이면 어떤 앱을 써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디디콰이디 앱만 있으면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이나 인도, 동남아시아에서 쓸 수 있다. 휴대폰 로밍 서비스와 같다. 쓰던 언어도 그대로다. 요금 결제도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정산은 회사끼리 한다.
존 짐머 리프트 공동창업자는 “새로운 자금으로 미국에서 우버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게 목표”라며 “해외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프트는 수익률 제고에도 힘을 쏟는다.
우버가 택배나 음식 배달 서비스를 추가할 때 리프트는 오히려 기존 서비스를 강화했다. 2014년 리프트 라인을 출시한 이유기도 하다. 목적지 기능을 추가해 운전자는 여러 승객을 태우기도 하고 같은 곳으로 향하는 다른 운전자도 찾을 수 있다고 리프트는 설명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