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올해 개장 나흘 만에 두 번째 거래중단 사태를 맞았다. 서킷브레이커 발동도 벌써 네 번째다.
7일 중국 증시는 7.3% 폭락하면서 개장 30분도 안 돼 거래를 마쳤다. 중국 증시는 개장 13분 만인 오전 9시 43분(현지시각)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데 이어 오전 9시 59분에 다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며 거래를 29분 만에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7.32% 하락한 3115.89로 거래 중지됐다. 선전성분지수도 8.35% 하락한 1만745.47로 장을 마쳤다. 이는 서킷브레이커 발동 기준이 되는 상하이선전(CSI)300지수가 차례로 5.38%, 7.21%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7일 상하이지수는 1.55% 하락한 3309.66으로 장을 시작했다가 낙폭이 커지면서 5.45% 하락한 3178.70에서 1차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15분 만에 거래가 재개됐으나 투자자 투매를 막지 못한 채 2분여 만에 7.32% 떨어진 3115.89를 기록하며 당일 거래가 완전 중단됐다.
선전성분지수 역시 6.68% 하락한 1만941.82 상태에서 거래가 재개됐다가 낙폭이 커지며 8.35% 떨어진 1만745.47로 장을 마감했다.
두 증시에 상장된 2600여개 종목 가운데 200여개가 하한가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모두 2504개 종목 주가가 마이너스였다.
중국 증권당국은 주가 폭락이 이어지자 예정에 없던 회의를 소집하는 등 진화작업에 나섰다.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7일 오후 내부 회의에서 시장 상황과 올해 처음 도입된 서킷브레이커 제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인민은행이 8거래일 연속 위안화를 절하시킨 것이 컸다. 위안화 가치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외국자금 유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51% 올린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하루 위안화 절하 폭으로는 작년 8월 이후 최대치다.
이와 함께 시장 불안요인으로 꼽혔던 대주주 지분매각 금지 해제와 관련해 중국 당국의 새로운 조치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8일 상장사 대주주 지분매각 금지가 해제되더라도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자 3개월 내 주식시장에서 매각할 수 있는 지분 총수가 총지분 1%를 넘지 않도록 하고 15일 전에 지분매각 계획을 밝히도록 했다.
국내 투자전문가는 “위안화 영향이 가장 큰 이슈겠지만 올해 도입한 서킷브레이커제가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매수 세력이 유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작은 불안에도 주식을 투매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2로 2014년 7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는 전일 미국·유럽 증시 급락과 북한 4차 핵실험 후폭풍으로 하락 출발했다. 중국 증시 급락 소식에 지수 25P 이상 빠지기도 했지만 심리적 저항선인 지수 1900선을 지키며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큰 폭으로 평가 절하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 19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