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6일 오전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이 폭발로 인한 인공지진이라고 최종 확정·발표했다. 지진 규모는 4.8, 폭발 규모로는 TNT 4~6킬로톤이다. 우리나라 지진계에는 전국적으로 다 감지되지만 사람이 느낄 수는 없다. 핵 또는 수소 폭탄인지 여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지질자원연구원 등 관련기관과 협의 후 확정·발표된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브리핑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진도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지진의 파형, 진폭으로 볼 때 인공지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지진 발생 시점과 장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1초, 함경북도 길주군 북쪽 북위 41.30도, 동경 129.09도로 확정했다. 지난 2012년 3차 핵실험 지점에서 약 북쪽으로 1.2㎞ 떨어진 곳이다. 최초 파악 지점(북위 41.39도, 동경 129.41도)보다 약간 더 서쪽으로 이동해 양강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기상청은 “일반적으로 지진이 발생하면 P파를 보고 진도를 발표하는데, 인공지진은 후행 S파를 보고 다시 계산해야 돼 이같이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고 청장은 “이번 4차 인공지진은 속초에서 대관령, 춘천, 울릉도, 문산까지 대부분 지진관측망에서 관측됐다”며 “전체적으로 P파만 탐지되고 S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은 지진의 파동 형태와 진폭 등으로 구분한다. 지진 파형은 크게 P파와 S파로 구분된다. 어떤 파형이 더 우세한가에 따라 분류가 나뉜다. 자연지진은 대부분 S파 진폭이 P파 진폭보다 더 크거나 같다. 지진으로 인한 음파는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폭발 등에 따른 인공지진은 P파 진폭이 S파에 비해 매우 크게 나타나고 폭발로 인한 음파가 발생한다. 진원의 깊이를 보면, 자연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10∼15㎞로 깊은 편이다. 인공지진은 진원 깊이가 수 십 m로 깊이가 얕다.
고 청장은 “지진을 파악하는데 50초 정도가 걸린다”며 “오전 10시30분께 감지해 국가안보 메뉴얼에 따라 청와대에는 곧바로 보고했지만, 인공지진은 국가 안보 사항이라 발표가 늦춰졌다”고 전했다.
이어 “인공지진이 관측된 길주군 중심으로 바람이 약하고 기류 대부분 길주군 동해북부해상을 지나 일본 북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류를 봐선 남한 쪽으로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핵실험이라고 해도 방사선이 (해상을 제외하고) 남한에서 검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지진 규모는 역대 핵실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앞서 3차례에 걸친 핵실험에서는 각각 규모 3.9, 4.5, 4.9로 강력한 진동이 관측됐다. 그만큼 이번에 실험한 폭탄이 기존에 비해 위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그간 북한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모두 핵실험이었고 발생 지역도 모두 풍계리였다”며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