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 실제로 존재하다 10만년전 멸종···왜?

뉴욕시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영화 속 킹콩보다는 작지만 한 때 킹콩이 인간과 함께 살던 때가 있었다. 키가 3미터나 되는 거대 유인원 기간토피테쿠스(Gigantopithecus)는 10만년 전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다. 나무숲이 급격히 초원지대로 대체되자 먹이를 찾지못해 적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독일 센켄베르크연구소는 4일(현지시각) 독일과 국제과학자 합동 연구팀이 유인원 자이간토피테쿠스의 이빨화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튀빙겐 인간진화 및 원시환경연구센켄베르크(HEP)센터와 프랑크푸르트 센켄베르크연구소 과학자들은 10만년 전까지 살았던 사상 최대 유인원 자이간토피테쿠스 키가 1.8~3미터, 몸무게가 200~500kg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Photo Image
100만년전부터 10만년 전까지 살다가 멸종된 오랑우탄의 선조 킹콩.사진=센켄베르크연구소
Photo Image
영화 킹콩(2005)의 한 장면. 사진=유니버설픽처스

이들은 다른 거대 동물들처럼 이 숲속에 사는 채식 동물도 기후변화를 겪은 숲이 사바나로 변화하면서 먹이를 잃고 멸종했다고 결론내렸다.

이들 과학자는 이 유인원 이빨 에나멜층 먹이 흔적을 탄소동위원소연대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이 숲속에서만 살았다는 점과 사망원인을 알아냈다. 이 방식은 700만년 전 먹이흔적까지 알아낼 수 있다.

Photo Image
오랑우탄의 선조인 기간토피테쿠스의 어금니. 탄소동위원소연대법을 통해 이 이빨의 주인공이 채식을 했으며 기후변화에 따라 10만년전 멸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센켄베르크연구소
Photo Image
기간토피테쿠스의 이빨. 사진=센켄부르크연구소

1935년 중국에서, 그리고 태국에서 발견된 이빨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간토피테쿠스는 채식을 했지만 대나무는 먹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이 거대 유인원이 너무 무거워서 오늘날 후손들처럼 나무에 오르지 못해 높은 곳에 있는 먹이를 따먹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 기간토피테쿠스의 거대한 몸집과 한가지 형태로 제한된 서식지와 맞물리면서 멸종을 재촉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중국이나 태국에서 발견된 유인원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기간토피테쿠스가 살던 당시 이 지역은 나무숲과 함께 개방된 드넓은 초원지대가 있었을 것으로 믿어진다.

이 거대 유인원의 친척인 오늘 날의 오랑우탄은 특정 거주지에 살도록 특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들의 느린 신진대사 체계는 제한된 먹이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간토피테쿠스는 그 거대한 몸집 때문에 엄청난 먹이를 먹었다. 홍적세(빙하시대)에 들어서면서 더많은 숲지역이 초원지역으로 바뀌었고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이 거대 유인원의 먹이공급이 부족해졌다.

Photo Image
킹콩은 오늘 날까지 살아있는 오랑우탄(사진)의 조상으로서 10만년 전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환경변화로 멸종했다. 사진=위키피디아

기간토피테쿠스는 100만년전부터 10만년전까지 현재의 인도, 중국, 베트남 지역에서 인류와 공존하고 있었다.


이재구 전자신문인터넷 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