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클라우드 해외 진출은 장기 승부다

KT가 미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쟁쟁한 현지 기업에 도전장을 내민다. 클라우드 컴퓨팅 본고장에서 KT가 텃새를 이겨내고 안착할지 주목된다.

KT가 첫 번째 타깃으로 삼은 고객은 한국기업 해외법인이다. 삼성·LG 등 대기업 미국 사업장과 게임업체 미국 서비스 인프라가 주요 영업 대상이다. 한국 본사와 똑같은 컴퓨팅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미국 진출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업무를 가능하게 한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각광받았다. 문제는 보안이었다. 해킹에 노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고급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KT가 서비스하면 적어도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대부분도 이런 이유로 일본 통신사 KDDI 서비스를 이용한다.

한국 통신사가 글로벌 시장으로 활로를 넓히는 신호탄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통신 산업은 ‘내수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간 한국 통신사가 미국, 중국, 아프리카 등 해외 진출을 타진해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규제산업 특성상 현지화가 쉽지 않았다.

반면 클라우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네트워크나 서버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플랫폼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질의 솔루션과 합리적인 가격이면 아마존과도 한판 붙어볼만하다.

한국 통신시장은 포화상태다.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창출하든지, 해외시장을 노리는 길밖에 없다. KT의 미국 도전은 그런 점에서 경쟁사에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마존, MS 등 글로벌 기업은 연륜이나 자금력에서 KT를 압도한다. 최고 경영진이 장기 비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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