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지자체 주도가 아닌 민간 운수사업자 스스로 전기버스를 구입해, 일반 상용노선에 도입하는 사례가 처음 나왔다. 전기버스 도입·운영에 따른 경제성 등 사업여건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원건설산업 올레브는 무선충전방식 전기버스 두 대를 경북 구미 소재 버스 운송사업자인 일선교통·구미버스에 각각 한 대씩 공급한다고 5일 밝혔다.
버스는 오는 3월부터 왕복 35㎞ 구간인 구미역-인동 간 상용노선에 투입, 일반 버스와 동일한 환경에서 운행된다.
이들 운송사업자는 대우자일버스가 제작한 저상 전기버스와 올레브가 2013년 종점(구미역)과 회차지(인동) 두 곳에 구축한 구미시 소유 무선 충전인프라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별도 충전인프라 구축 없이 전기버스 구입만으로 운행이 가능하다.
차량은 도로에 전기선을 매설해 자기장을 발생시킨 뒤 자기력을 무선으로 차량에서 공급받아 전기로 변환시킨 동력을 사용하는 전기버스다. 운행 중 충전소에 들러 충전해야 하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환승 등 정차 시 20㎝ 아래 바닥의 전기선을 이용해 실시간 충전이 가능하다.
이번에 투입되는 전기버스는 100㎾h급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 완전 충전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되지만, 종점과 회차지에 충전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주행거리(7㎞)만큼만 충전하면 운행 가능하다. 정차 시 약 10분이면 해당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전력을 충전한다.
민간 운수사업자 스스로 전기버스를 구입한 건 전국 처음으로 이미 구축된 충전인프라 두 곳을 이용하면 최대 10대 이상 전기버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올레브는 지난 2013년 구미시 전기버스 시범사업으로 구미역과 인동 두 곳의 무선 충전인프라를 구축해 전기버스 두 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투입되는 버스를 합하면 총 4대 전기버스가 운행된다.
환경부 전기차 구매 보조금(1억원)과 국교부 저상버스 보조금(1억원)을 합하면 대용량 배터리가 포함된 전기버스를 4억원에 구매할 수 있다. 또 전기버스는 전기차 전용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버스 연료비와 비교하면 약 50% 운행비를 아낄 수 있다.
박종한 올레브 사업팀장은 “기존 충전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 비용이 들지 않는데다, 일반 버스 대비 연료비가 절반 수준이라는 이점에서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공급하게 됐다”며 “민간 운송 사업자가 전기버스를 직접 구매해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