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를 맞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광자원을 결합한 유치 전략을 수립한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늘려 의료는 물론이고 숙박, 교통, 미용 등 타 산업까지 동반성장을 이룬다.
5일 정부 기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한국관광공사, 주요 지자체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수립한다. 관련 사업도 추진한다. 첨단 의료기술과 세계를 휩쓰는 한류문화를 결합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한다.
2014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총 26만6501명이다. 2009년 집계 이후 90만1470명의 외국인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100만명을 돌파하며 연평균 32.5%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환자가 급증하면서 관광자원과 결합한 부가가치 창출 시장도 뜨겁다. 대부분 외국인 환자는 가족과 동반 입국한다. 환자인 동시에 관광객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인 의료관광객 통계가 없다. 외국인 환자 수로 대략적 시장을 집계한다. 우리나라 외국인 의료관광 시장은 아시아에서 4%, 세계에서 1%가량 차지 한 것으로 추정된다. 낮은 점유율에도 최첨단 의료기술과 한류 문화를 결합하면 성장 가능성은 크다.
한국관광공사는 올 연말까지 외국인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다. 의료관광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의료관광 목적지 브랜드 전략과 실행과제도 발굴한다.
중장기 계획에는 주요 시장별 마케팅 전략도 담는다. 중국, 일본,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거점시장과 인도, 동남아시아, 호주 등 잠재시장으로 구분한다. ‘요우커’로 대변되는 중국인 관광객은 외국인 환자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총 7만9481명이 다녀갔다. 전년대비 41.7%나 늘어난 수치다. 중국에 이어 급증하는 러시아 환자도 3만명이 넘었다. 진료비 기준 1111억원을 기록해 중국에 이어 2위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별 환자 요구사항을 상세 분석해 맞춤형 전략을 수립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베트남 등 잠재시장 수요도 파악한다.
이재형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센터 차장은 “그동안 외국인 환자를 기준으로 했던 협의적 의료관광 개념을 광의적으로 넓혀 체계적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증치료는 물론이고 성형, 난임 등 다양한 진료과목을 관광 콘텐츠와 결합하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와 지자체도 분주하다. 복지부는 지난달 제주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승인했다. 중국 뤼디그룹이 출자총액 절반을 냈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성형외과, 피부과 등을 중점 진료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명소에 이들을 겨냥한 최초 외국계 영리병원이 들어섰다. 이와 함께 오는 4월부터 국내에서 미용성형을 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가가치세 10%를 환급한다. 의료관광 활성화와 내수진작이 목적이다.
지자체 역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분주하다. 지난달 서울시는 2018년까지 연 40만명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의료관광 활성화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민간 의료기관 50곳과 협력해 진료비, 배상보험 가입 여부 등 정보를 공개한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로 보는 ‘서울의료관광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중소병원 대상 코디네이터단도 구성해 인력을 지원한다. 2018년까지 진료상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의료관광 원스톱 종합정보센터’도 만든다.
다른 지자체도 복지부 ‘외국인환자 유치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으로 환자 확보에 나선다. 이 사업은 지자체, 의료기간, 유치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화의료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마케팅 등을 펼친다. 지난해부터 부산(불임), 대구(관절), 대전(종합검진), 전남(종양), 충남(온천수), 경북(척추), 전북(종양), 광주(관절) 등 8개 지자체가 사업에 착수했다. 지역 유명 관광지, 상품 등과 연계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역 병원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종합검진과 관광 프로그램을 결합해 제공한다”며 “대전이 교통의 요지다보니 기존에는 경유성 관광객이 많았는데, 의료 관광객 유치를 강화하면서 체류형 관광객이 늘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