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를 시작한 중국 증시가 개장 첫날부터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 발동된 끝에 오후 1시 34분(현지시각) 거래가 완전 중단됐다.
4일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는 직전 거래일 대비 각각 6%와 8% 이상 폭락하며 거래가 중단된채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 직접 영향권에 있는 아시아 증시도 모두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중국이 주식시장 과도한 변동성 억제를 위해 올해 도입한 서킷브레이커는 제도 시행 첫날 발동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이날 오후 1시 13분 CSI300 지수가 장중 5.05% 하락하면서 1차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후 1시 34분 CSI300 지수가 장중 7% 급락하면서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장중 세 차례에 걸쳐 4% 급락세를 보이다가 6.85% 폭락한 3296.66에서 거래를 중단했다. 선전성분지수도 8.19% 폭락한 2119.90에 거래를 중단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루 7%이상 폭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25일 7.63% 하락 마감한 이래 약 4개월 만이다.
중국 서킷브레이커는 대형주 중심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 이상 변동성을 보이면 주식 거래가 15분간 중단된다. 또 장 마감 15분 전인 오후 2시 45분 이후 5%이상 급등락하거나 7%이상 급변할 때는 마감시간까지 거래가 완전 중단된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 이유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영향이 컸다. 중국 차이신과 영국 시장조사기관 마킷이 12월 제조업 PMI를 집계한 결과 48.2로 전월 48.6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9월 이후 3개월 최저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는 기준선인 50을 10개월 연속 밑돌면서 경기위축 기조를 이어갔으며 예상치였던 48.9도 하회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는 등 중동발 불안 소식에 아시아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한 것도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팀장은 “위안화, PMI, 펀드멘털이 투자에 불안심리를 가중시킨 영향이 컸다”면서 “오전장에 기관이 투매에 나서고 오후 들어 개인이 동참하면서 낙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하지만 금리, 신용스프레드 등 투자지표상으로는 중국 증시가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불안심리에 휘둘리지 말고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 중국 증시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이날 3.06% 하락한 1만8450.98에 마감했다. 우리나라 코스피는 2.17% 내린 1918.76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가 요동치면서 외환시장도 함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약 4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이 이날 고시한 기준환율은 달러당 6.5032위안으로 전장보다 0.15% 절하됐다. 위안화 가치가 이같이 떨어진 것은 2011년 5월 이래 처음이다.
원화 가치도 큰 폭으로 내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달러당 1190원에 육박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2원 오른 달러당 1,187.7원으로 마감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