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는 어제의 희로애락은 마음속에 고이 접어두고 신년을 맞이하는 각오와 덕담을 지인과 함께 나눈다. 소중한 이들과 나누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희망가가 되기도 한다.
올해 중소기업인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될 신년인사는 동주공제가 될 것 같다.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이 말은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만큼 중소기업인이 바라보는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이에 대응하는 자세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우리 경제가 내수·수출 동반부진, 메르스 쇼크, 청년 고용절벽 등 안팎으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면 올해는 급격한 경제환경 변화 속에 중소기업이 새로운 혁신과 도전에 직면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제조업 위기가 고착화 될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메가FTA로 대표되는 세계 무역질서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 성장둔화 등 저성장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등 기술적 환경 변화는 우리 중소기업계에 사활을 건 새로운 도전을 요구할 것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계는 불가피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그 어느때 보다 담대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다.
지난해 말 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정책’ 보고서는 우리 중소기업 생산잠재력 강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제는 소수 대기업 중심 과거 성장공식에서 벗어나 다수 중소기업의 끊임없는 혁신과 성장을 통해 양질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왜곡된 시장경제를 정상화해 혁신 중소기업이 내일의 성장을 꿈꿀 수 있도록 공정한 자원분배와 시장 공정성 회복을 두 축으로 하는 중소기업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민간주도 단체표준을 활성화하고 ‘손톱 밑 가시’로 대표되는 규제혁신과 함께 글로벌 판로개척 지원과 미래 통일경제 기틀을 다지는 정책 역시 내실있게 추진돼야 한다.
무엇보다 변화된 시대에 걸맞은 기업가정신 재정립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 지원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계가 앞장서 한국식 경영 강점인 열정과 속도에 미국식 합리성을 결합한 ‘한국형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해 경영혁신을 선도하고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리는 등 글로벌 경영체계 구축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끝없는 고용절벽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는 청년들과 내수부진으로 한숨짓는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여유를 갖고 사회문제 해소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72년간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저술한 ‘행복의 조건’에서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와 ‘인간관계’가 행복한 노년을 부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경제 현실에 대처하는 우리 자세는 내일의 성공과 행복을 결정할 수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경제여건이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중소기업과 사회 구성원 모두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협력하고 소통한다면 위기에서 기회와 행복을 찾을 수 있다. 동주공제 정신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중소기업 중심 행복경제를 기대해 본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sgtkpk@k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