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상업회의소하고 물꼬를 트면 원산지 증명 등은 당장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울 대한상의회관에서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남북 경제협력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가 가진 원산진증명 사업 등 상의의 차별화된 기능으로 북한의 수출을 도와줄 수 있는 창구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대한민국의 다양한 무역 거래선을 활용해 북한산 물품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개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며 “조선상업회의소가 발행한 원산지증명을 근거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북한산이라는 원산지증명서를 발행해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기후협약에 따른 배출권거래 사업 등도 실제 협력을 기대했다. 산업화가 아직 미흡한 북한은 탄소배출권에 여유가 있다.
박 회장은 올해 대한상의 차원에서 남북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경협분과위원회를 설치했다. 조선상업회의소와 거래 물꼬를 트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조선상업회의소가 가입한 국제상업회의소(ICC)를 통해 실질적 교류 채널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북한이 국제경제사회에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작업도 담았다.
우리나라가 ICC회원국이고 박 회장이 집행위원이므로 협력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의 최근 경제상황을 접한 박 회장은 “북한 시장경제 이행은 시작됐고 국가가 주도하든 아니든 지방도시는 전부 다 시장경제로 지탱되고 있다”며 시장경제체제 시나리오를 다시 짰다고 강조했다. 상의는 그동안 자유평화통일이 이뤄지거나 북한 개혁개방이 가속화되는 시나리오로 전략을 준비했다.
북한은 몇년 전 지방에 ‘장마당(농민시장)’을 허용하면서 사기업이 생겨났고 오히려 자기생계형 사업이 허용 안된 도시보다 부유한 경우도 있다.
박 회장은 “북한에 대한 생각과 대처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며 “북한 시장경제체제가 이미 이행된 상태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다시 연구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새해를 맞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과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