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인기다. 우리나라에서도 TV와 신문에서 보던 전기차가 종종 눈에 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기차 이니셔티브(EVI)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보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66만5000여대다. 전체 승용차 등록대수의 0.08%를 차지했다. 1만대당 1대꼴이다.
점유율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한참 모자라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전기차 시장에 완성차 업체가 앞다퉈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닛산을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포드, 르노 등 대부분 자체 모델을 생산 중이다. 차 값은 비싸지만 유지비가 저렴하고 환경영향이 적다는 것도 한몫했다. 2011년 4만5000대에 불과하던 판매량이 불과 3년 만에 30만대를 넘겼다.
전기차 시장은 미국이 강세였다. 지난해 전기차 39%가 미국에서 팔려나갔다. 대표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했다.
올해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였던 중국이 1위로 뛰어올랐다. 11월까지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19만66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11월에만 2만5459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한 수치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22만~25만대로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전기차도 내수를 중심으로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자토 다이나믹스에 따르면 Zotye와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올해 처음 세계 전기차 브랜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베이징자동차그룹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13배 가까이 급증했다. 중국 정부 지원에 힘입은 결과다. 중국에서는 전기차를 구입하면 일단 차 값의 20%를 지원받는다. 우리나라 돈 1000만원에 달하는 자동차 등록비 등 세금을 면제받는다. 자동차 2부제에서 제외된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난제였던 배터리 효율이 어느 정도 해결됐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S는 한 번 충전으로 400㎞ 이상 달린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닛산 리프도 170㎞ 넘게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과 인프라다.
전기차 값 25~3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한다. 정부에서 마냥 지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급형과 보급형 차량을 나누는 기준도 배터리 용량에 따른 운행거리 차이다.
보급형 모델은 한국 기준으로 추가 충전 없이 서울에서 대전까지도 버겁다. 제원상 130㎞ 이상 가능하다고 하지만 도로 여건이나 주변 환경 영향으로 실제 주행거리는 더 짧다.
회사별로 다른 충전 방식도 문제다. 일본 차데모 방식과 유럽에서 시작된 AC 3상, 미국 DC 콤보 방식 등 세 가지다. 모든 타입을 지원하는 충전기도 있지만 대부분 제조업체는 자체 모델 판매를 위해 특정 방식만 고집하고 있다.
전기차 업체는 부족한 운행거리를 보충하기 위해 충전 인프라 구축 투자를 늘리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를 대상으로 무료 충전소를 구축 중이다. 모델S를 30분 만에 75% 충전, 75분 만에 100% 충전 가능한 수퍼차저다.
닛산과 BMW도 반격에 나섰다.
두 회사는 손잡고 미국 내 급속 충전기 120개를 설치한다.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플로리다 등 총 19개주다. 차데모, DC콤보 방식을 지원해 급속 닛산 리프와 BMW i3를 포함해 해당 포트가 설치된 전기차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50㎾ 급속 충전기로 20~30분 만에 80%가량을 충전할 수 있다.
세계 전기차 브랜드 톱 10
(출처:자토 다이나믹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