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10년 만에 인상했다. 예상된 소식으로 세계 금융시장은 혼란 대신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는 상승했고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앞으로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는 발언으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불안 심리까지 다독였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16일(현지시각)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 0.00~0.25%에서 0.25~0.50%로 0.25%P 인상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은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동안 유지했던 ‘제로 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

이날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과 예고된 금리인상, 점진적 금리인상 예고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그동안의 혼란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았다.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지는 주식, 금 등 대부분 금융 관련 상품도 안도감 덕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연준의 금리 정상화 속도에 불확실성이 완화되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은 안도감을 형성할 것”이라며 “달러 가치 급등 가능성은 낮아지고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도 희박해졌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추가 금리인상과 폭이다. 연준은 내년 말 연방기금금리 1.4%, 내년 네 차례가량 인상 등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점진적 인상에 “기계적이고 일정한 속도를 뜻하지는 않는다”며 “장기 물가전망이 안정적이지만 앞으로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추가 인상은 유보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외신들은 월스트리트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내년 1분기 늦어도 상반기 안에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 불확실성이 사라지며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았다. 열흘 이상 계속되던 외국인 투매도 줄었다.
정책당국도 위기론 진화에 나서며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 인상은 있겠지만 미국이 자국 내 사정만 볼 수 없을 것이고 여러 상황을 보면서 신흥국이나 여타국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겠다는 것도 시장엔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