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통상 정책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발효, 제조업 혁신 3.0, 수출 부진, 산업 구조개편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20일 한중 FTA 발효로 한 숨을 돌렸다. 연내 발효로 1차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24년 제조업 4강 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제조업 혁신 3.0 전략 고도화, 수출 회복, 산업 구조개편은 아직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한중 FTA는 이달 20일 전격 발효됨으로써 ‘연내 발효’라는 큰 산을 넘었다. 한중 FTA는 16억 거대 시장을 제2 내수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중국 시장 점유율 1위 유지와 수출 회복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 동의안이 진통 끝에 여야 합의 하에 전격 통과되면서 고비를 넘겼다. 또 비준 동의안 의결 이후 20여일 만에 ‘속전속결’로 발효되면서 연내 1차 관세 인하가 가능해졌다.
한중 FTA는 발효와 함께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958개 유관세 품목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또 5779개 품목은 1차 관세 인하에 이어 새해 1월 1일부로 2차 관세 인하가 가능하다. 당장 20일부터 폴리우레탄, 고주파의료기기, 스위치부품 등 관세가 철폐된다. 나머지 품목은 연도별 양허 계획에 따라 최장 20년까지 순차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양 국 교역 특성상 소재부품과 중간재 교역이 우선 혜택을 보겠지만, 중국 서비스 시장 진출 등 산업 고도화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한중 FTA 발효로 10년간 실질 GDP는 0.96% 추가 성장하고, 소비자후생 146억달러 개선, 53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제조업의 스마트 혁신을 추진하는 ‘제조업 혁신 3.0’ 전략도 자리 잡고 있다. 올 3월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확정된 실행대책은 1000여개에 이르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등으로 결실을 보고 있다. 매년 2000억원 이상을 투입, 연간 1500개 이상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2020년까지 1만개를 구축한다는 게 정부 목표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심점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스마트공장을 확산시키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수출입은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 성과와 교역 물량 축소라는 숙제를 동시에 남겼다. 올해 들어 수출은 매월 작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11월까지 누적수출액은 4846억달러로 7.4% 줄어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이 16% 이상 감소한 4014억달러를 기록, 무역수지 흑자는 역대 최대인 832억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9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연간 전체 교역량은 4년 만에 1조달러를 밑돌 전망이다. 정부는 새해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범부처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무역보험료 할인과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수출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