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올해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인물이다. 지난 7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400대 부호 순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올해 들어 무려 301억달러(약 35조원)로 105% 늘었다. 총재산은 587억달러(68조원)로 세계 부자 순위 4위로 뛰어올랐다. 아마존 주가(12월 4일 기준)가 연초 대비 116.7%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와 클라우드 사업 성장으로 올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7월 월마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소매 유통업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1월에는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3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23% 늘어난 254억달러를 기록, 예상치 249억달러를 뛰어넘었다. 3분기 순이익은 7900만달러, 주당 17센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억3700만달러(주당 95센트) 손실을 낸 것과 대조된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최근 5년 동안 매출이 평균 29.7% 늘었고 올해도 분기 평균 19.4%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올 총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아마존은 세계 최초·최대 온라인 쇼핑몰이다. 30세 제프 베조스가 1994년 7월 설립한 뒤, 이듬해 7월부터 인터넷서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개시 후 1년 동안 월 34% 평균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인터넷서점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다양한 품목을 추가하며 종합 전자상거래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아마존은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유통비와 재고 부담을 최소화, 소비자에게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전개했다. 또 다양한 고객서비스 구축, 글로벌 사이트와 자사 사이트를 연결하는 치밀한 전략적 제휴로 성장했다.
아마존 최대 강점은 단순한 시장 선도업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업계 흐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혁신적인 사업에 진출하며 업계를 주도했다.
가격 부담이 없는 전자책리더 ‘킨들’을 내놓고 종이책 중심이던 도서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다. 트리밍 방송 셋톱박스인 파이어TV와 스마트폰을 내놓기도 했다. 드론 택배를 처음 구상한 곳도 아마존이다.
클라우드부문도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3분기 아마존 클라우드부문 사업 매출은 20억9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78% 증가하며 회사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핵심사업인 전자상거래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해 고객이 상품 이름을 말하거나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24시간 이내에 받을 수 있는 ‘대시’ 서비스도 공개했다. 실제공간과 가상현실을 서로 융합하는 증강현실에 주목해 거실을 가상 쇼핑몰로 만드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아마존 변화는 눈부시다. 온라인으로 책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출판 업계, 콘텐츠 유통 산업, 비즈니스 컴퓨팅 산업을 크게 변화시켰다. 구글과 애플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아마존은 과거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올해 주가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매출이 지속 성장하고 새 성장동력을 또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