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치 ‘MI TV’ 적합성 인증 통과… 전자·유통업계 ‘긴장’
중국 샤오미 TV가 새해 초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그동안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중국향 모델을 국내에 유통한 적이 있지만 국가기관 인증을 받은 정식 한국향 모델 판매는 처음이다. 국내 전자·유통업계는 ‘샤오미 TV발 충격’에 따른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가 제조한 40인치 MI TV(모델명 L40M2-AD)가 지난 2일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성 평가를 통과, 인증을 획득했다. ‘가전의 얼굴’ TV 분야에서 샤오미가 국내 유통 시험대를 통과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점은 샤오미 TV를 내년 1월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샤오미는 미 밴드, 보조배터리, 블루투스 스피커 등에서 적합성 인증을 획득하며 제품 영역을 넓혀왔다.
L40M2는 중국에서 L40M2-AA 모델명으로 유통 중이다. 국내 적합성 인증을 위해서는 전압, 주파수 등 전자제품으로서 세부 조건이 국내에 맞아야 한다. ‘AD’는 샤오미가 국내 판매를 위해 한국향으로 별도 제조했다.
이 제품은 일본 샤프 패널을 사용, 40인치 풀HD(1920×1080) 해상도를 갖췄다. 5000 대 1 명암비와 6㎳ 응답속도로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내장했다. 스마트TV로도 활용할 수 있다. HDMI 포트 3개, USB 3.0, H.265 코덱 등을 지원한다. 시판 중인 삼성전자, LG전자 TV와 기본 기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한 TV 제조사 관계자는 “샤오미 TV가 국내 프리미엄 제품 성능에는 미치지 못 한다. 유사 스펙이면 샤오미 제품가격은 국내 제품 절반 이하로 출시 가능하다”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인정받는다면 국내 TV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망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종합몰 등 국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핵심 채널로 활용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구축하거나 대형 가전양판점과 협력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전국 단위로 TV를 판매할 수 있다. 국내 오픈마켓 업계는 최근 샤오미 TV 판매를 위해 중간 유통 사업자와 상품 공급 협상을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구체적 출시 일정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샤오미는 현재 한국에서 TV를 특정 사업자에 독점 공급할지, 모든 온라인 쇼핑몰에 제공할지 구체적 판매 정책을 결정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유통업계가 샤오미 TV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샤오미 브랜드가 기존 중국산 브랜드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시장에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샤오미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면 다른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낙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오픈마켓 옥션이 최근 한 달(10월 25일~11월 24일) 동안 판매한 샤오미 전체 상품군 판매량은 지난 1월 대비 5배(495%)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는 샤오미가 기존 상품과 마찬가지로 TV에 고품질 저가격 정책을 추진하면 수년 전 국내 시장에 불었던 ‘반값 TV’ 열풍이 재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향 L40M2-AA 시중 가격은 2000위안(약 36만원)으로 동급 삼성전자 50만원대 후반에 판매 중인 삼성전자 TV보다 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다수 온라인 유통업계 전자기기 상품기획자(MD)가 샤오미 TV를 확보하기 위해 (유통 사업자와) 물 밑 접촉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