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 건물을 보유한 A씨는 에너지를 자급자족한 뒤 남은 전기 20㎾를 인근 오피스텔에 팔 계획을 세웠다. 최근 에너지 거래 시장에 유휴 자원을 등록하기만 하면 팔수 있는 솔루션 덕분이다. 전에는 관련 에너지 회사나 한전에 복잡한 입찰 절차를 거쳐 대량으로만 전기를 팔수 있었다.

등찰 및 등록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흥남)은 태양광, 풍력, 비상발전기, 연료전지, 에너지 저장장치 등을 보유한 전기 생산자들이 잉여 전기를 시장에 직접 내다 팔 수 있는 직거래 플랫폼 및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소비자 간 직거래는 정부가 소규모 분산자원 중개시장 관련법을 준비 중이어서 조만간 가능할 전망이다.
직거래 플랫폼 및 솔루션은 에너지 프로슈머 간 전기를 사고 팔 수 있는 거래 프로토콜이다.
KT와 에이치투, 씨씨앤비, KAIST 등이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전북 진안군 소재 홍삼스파와 홍삼빌 건물 시범 테스트가 끝났다”며 “대전 유성구 소재 ETRI 제12 연구동은 테스트베드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핵심기술은 △에너지 정보 교환 프로토콜 기술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P2P기반 에너지 거래 솔루션 △분산자원 에너지 통합관리 및 거래 솔루션 등이다.
발전량이나 가격, 스케줄 등 거래 및 판매 대상이 되는 각종 분산자원 정보를 중개시장 서버에 등록, 분산자원 온라인 전력 거래를 중재한다. 계약된 분산자원 발전 또는 수요 감축 이행 여부를 실시간 감시 및 감독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모두 정보 표준화관련 국제표준기구(EMIX) 표준 정보모델 기반으로 처음 구현했다. 지난 달에는 ETRI가 관련 국제표준특허 2건도 확보했다.
프로토콜 외에 통신부문에서도 분산자원 기반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 네트워킹 프레임워크 관련 내용이 올 9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ETRI는 그동안 관련기술 3건을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했다. 또 4건은 최근 기술이전 신청을 받은 상태다.
ETRI는 마이크로그리드 분야 세계 시장규모가 오는 2020년 약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수요자원 거래시장 규모는 지난 7월말 기준 총 6만9618MWh에 달한다.
이 개발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 IT·SW융합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미래부 정보화기획과, IITP SW융합서비스 CP실)에서 지원하는 ‘빌딩·단지 에너지 통합관리 서비스 및 에너지 거래 기술 개발’과제 결과물이다.
총괄책임자인 이일우 ETRI 에너지IT기술연구실장은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소규모 분산자원 전력거래 중개사업 기반 기술로 직접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열리면 소규모 에너지 분산자원 중개시장이 엄청나게 커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