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Wi-Fi)보다 최고 100배 빠른 무선 인터넷이 가까운 시일 내 등장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스타트업 벨메니(Velmenni)는 무선 인터넷 라이파이(Li-Fi) 상용 시험에 성공했다. 정루(Jungru)라는 이름을 붙인 라이파이 서비스는 이론적으로 초당 224기가바이트까지 전송 가능하다고 벨메니는 밝혔다.
이 기술은 와이파이처럼 전파가 아닌 LED조명 깜빡임을 주파수로 활용했다. LED 조명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디팩 솔란키 벨메니 대표(CEO)는 “라이파이 기술은 앞으로 3~4년 사이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10년 헤럴드 하스 영국 에든버러대학 교수가 최초 제안한 라이파이는 가시광선(빛)을 사용해 데이터를 전달한다. 가시광무선통신(VLC) 기반으로 1초당 최대 1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2초면 고화질 영화 한 편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와이파이보다 100배 이상 빠른 속도로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해 새로운 근거리 통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파이는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이 풍부한 외부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빛이 투과되지 않는 장애물이 있어도 데이터 송수신이 어렵다. 반면에 별도 보안장치를 하지 않아도 특정 공간 안에서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기 간 방해도 적다.
빠른 속도와 보안성으로 라이파이 기술 확보와 상용화 경쟁도 치열하다. LED 조명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기술개발을 주도한다.
ETRI는 스마트폰 전용 앱을 깔아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대형마트 주차장 조명으로 실시간 주차 정보나 출입구 방향, 상하 및 좌우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유선으로 받은 정보를 LED 송수신 보드가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속도는 3Mbps에 불과하다. 유양디앤유와 현대통신을 비롯한 8개 업체가 기술을 이전받았다.
유양디앤유는 LG이노텍과 기술 협력을 맺고 라이파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LED 조명에 적용해 제품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에 나섰다. 올해 사내 크리에이티브 랩(C랩) 지원 과제 9개 중 하나로 라이파이를 선정했다. 세미콘라이트도 최근 고성능 라이파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통신사업자, 일본 업체 등과 연구에 나섰다. 실제 상용 통신서비스 개발이 목표다. 수요처인 통신사업자가 개발에 참여하면서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퀄컴·애플·크리 등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에서는 필립스가 출원한 관련 특허들이 최근 공개되기도 했다. 일본은 도시바·파나소닉 등 LED 원천 기술 보유 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화웨이와 대만 산업기술연구소(ITRI)에서도 가시광통신 기술을 공개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