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에 부정적이었던 대형은행이 속속 모바일뱅크를 내세우며 플랫폼 경쟁에 나섰다. 중금리 대출은 물론 다양한 IT융합 비즈니스를 내재화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위비뱅크’ 대항마로 신한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써니뱅크’를 상용화한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핀테크 업체와 협업해 IT를 적용한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카카오가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저울질했지만 참여를 포기했다. 결국 핀테크 업체 기술을 접목한 독자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 출시로 독자 노선을 택했다.
기존에 따로 분리돼 운영됐던 신한 ‘스피드업(Speedup) 누구나 환전’ 과 ‘S통장지갑’ 앱이 써니뱅크로 흡수된다. 지난 6월 출시한 ‘스피드업(Speedup) 누구나 환전’은 1334억9700만원(11월 15일 기준) 환전실적을 거뒀다. 앱 누적 내려받기도 20만을 돌파하면서 소비자 입소문을 탔다고 판단해 써니뱅크에 합류시켜 견인차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출시한 ‘신한 S통장지갑’은 은행창구에서 잔액조회, 입금, 출금, 해지를 통장 없이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국내 최초 모바일 통장이다.
두 서비스를 써니뱅크로 끌어와 은행이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공인인증서 없이 가볍게 즐기는 핀테크 뱅킹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비모, 스트리미와 손잡고 써니뱅크에 관련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P2P 대출기업 비모가 보유한 설문조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적용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열겠다는 것. 스트리미와 함께 블록 체인 기술을 적용한 외환 송금 서비스도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위비뱅크 플랫폼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위비뱅크는 모바일 전용 중금리 대출서비스 ‘위비 모바일 대출’이 간판이다. 위비 모바일 대출 가입건 수와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1만건, 400억원을 돌파했다. 기세를 몰아 소상공인 대출과 송금서비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융합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도 다음 달 모바일은행 전용 플랫폼 ‘심플뱅크’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기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새롭게 개편해 비대면 기반 은행 업무를 간편히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2월 비대면 실명인증 시행에 맞춰 예·적금 및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했으며 다른 은행이 모바일뱅킹을 통해 판매 중인 중금리 대출도 선보인다.
IBK기업은행도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아이원(i-ONE) 뱅크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계좌이체, 조회 등 기존 스마트뱅킹 서비스는 물론이고 영상·채팅상담, 개인별 맞춤형 상품 추천, 은퇴설계 및 자산관리 등을 통합해 제공한다. 또 교통카드 충전, 바코드결제, 간편 송금 등 고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지급결제 서비스도 지원한다. 핀테크 기업의 다양한 서비스를 아이원(i-ONE)뱅크에 쉽게 연결하고 탑재할 수 있도록 확장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