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오래 전부터 정확한 위치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선사시대 암각화에는 어느 지역이 부족 삶에 도움이 되고 위협이 되는지 잘 표시돼 있다. 탐험시대 지도는 침략 도구로 활용됐다. 지금도 여전히 지도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지리정보로서 그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자동차로 이동할 때 지도책 대신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위치정보 표시도 첨단이다.
위치정보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는 우리가 사는 지역을 지번으로 구분해 표시한 것이다. 복잡한 지번 대신 적용된 도로명으로 손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산림은 개별 지번이 차지하는 면적이 광대하고 주변에 식별 가능한 지형물이 없기 때문에 현장을 찾아가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산불·산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다. 재해·구조 관련 기관 위치파악 시스템이 각기 달라 신속한 대처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자치부는 국가지점번호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지점번호는 국토와 해양을 일정한 간격으로 나눠 구획마다 한글기호 두 자리, 숫자 여덟 자리를 조합해 열 자리 좌표 방식으로 위치를 표시한 고유번호다.
지난해부터 등산안내판 등 전국 곳곳에 국가지점번호판이 본격 설치되고 있다. 긴급구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인명구조 등에 유용할 전망이다.
산림청도 이 같은 정부 움직임에 발맞춰 국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국립 유명산자연휴양림’ 등산로를 대상으로 국가지점번호판 설치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26곳 시설물과 산림 내 사방시설, 등산로 시설물 등 380곳에 국가지점번호 표기를 완료했다.
더 나아가 산림청에서는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한 효율적인 산림재해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 지난 1월 15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은 산불이 발생했을 때 피해지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산림청, 소방당국, 경찰 등이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해 사태 수습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산불 발생 초기에 면(Area) 정보로 되어있는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해 피해 규모를 빠르게 예측할 수도 있다. 산림재해 통합관리시스템은 소나무 재선충병에도 활용된다.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하면 피해 규모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 산림 복구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적용 가능한 실례를 들어보자. 작년 한해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약 171만그루 소나무가 벌채됐다. 벌채 후에는 산림관리를 위한 조림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해당 면적 파악이 우선돼야만 한다.
바로 여기에 국가지점번호가 접목된다.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 위치정보를 입력하는 즉시 피해면적을 산출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조림을 추진할 수 있다.
이렇듯 행자부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한 산림재해 대응체계는 산림정책을 펼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단순히 국가지점번호 정보를 표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림재해 대응에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제 산림청은 행자부 국가지점번호, 국토교통부 항공영상, 국립생태원 전국자연생태지도 등 여러 기관 정보를 통합·활용함으로서 갖가지 산림재해를 통합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정부부처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정부3.0 정책은 현장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국민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고 있다. 산불, 산림병해충 등 산림재해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고 산림자원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해진 ‘산림재해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우리 국민 행복도 한단계 향상되길 기대해 본다.
신원섭 산림청장 wonsop@fore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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