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하루 1000대도 힘들어

TG앤컴퍼니가 만든 ‘루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중저가 스마트폰이 재조명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중저가폰은 먼 나라 이야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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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폰

루나 스마트폰은 출시 보름 정도만에 3만여대 초도물량이 모두 매진돼 중저가폰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루나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출시 후 폭발적인 파급력을 가질 제품이 아직 국내시장에서는 프리미엄폰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출시한 애플 아이폰 신제품은 예약 판매만 20만대가량이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플래그십폰 출시에도 소비자가 대거 몰린다. 중저가폰으로 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중저가 제품은 하루 1000대 팔리면 잘 팔리는 모델로 불리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 등이 해당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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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A7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소비자 관심이 떨어진 점도 사실이지만 중저가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도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 출시된 중저가폰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 맥스, A시리즈, J시리즈를 비롯해 LG전자 G스타일로, LG밴드플레이, LG클래스 등 약 10종 내외다. 다양한 국적 제조사와 스타트업 제품까지 있는 해외시장과 비교된다. 중저가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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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중저가폰 제조사는 국내 시장 장벽이 너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형성해 놓은 여러 기준이 신규 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다.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인 한 해외 제조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제조사가 아무리 유명하다 하더라도 국내시장에 들어오면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내 대기업 마케팅이나 서비스 비용 등을 모두 맞출 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제품이 팔릴 것이란 막연한 기대만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중저가폰 시장에 제품이 늘어나려면 이동통신사 등 기존 시장 이해관계자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중저가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폰 의존도를 낮추고 단말기 판매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루나 돌풍에 맞설 제품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해외 출시 모델 갤럭시 J7을 잔체 중저가 전용 모델로 준비 중이다.

루나 성공에 탄력 받은 SK텔레콤도 향후 중저가 제품 판매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제조사에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출시된 주요 중저가폰(자료: 각사취합)>

올해 출시된 주요 중저가폰(자료: 각사취합)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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