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달 타이탄은 파멸적 온난화를 겪은 후의 지구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같다.
마더보드는 9일 필립 파일루 보르도대 행성학과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카시니-호이겐스탐사선의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카시니-호이겐스 탐사선을 통해 촬영된 사진에서 지속적인으로 변화하는 탄화수소 모래로 된 모래언덕(사구) 모습이 지구의 사막과 엄청나게 유사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결과 타이탄은 1억년에 걸친 온난화를 거쳤고 그 결과 과거 액체 메탄으로 된 호수였던 적도남북 지역이 거대한 모래언덕으로 변화하기도 했다. 타이탄 적도 남북에서 발견된 모래언덕은 이집트와 나미비아 사막에서 변화하고 있는 거대한 모래언덕과 유사했다.
연구진은 타이탄의 모래언덕은 호수의 물을 증발시킨 기후환경변화를 겪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은 지구 크기의 절반도 안된다. 온도는 아주 낮아서 메탄으로 된 호수가 있고 얼음화산이 얼음을 뿜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척박한 외계 대기환경에도 불구하고 토성의 달 타이탄은 우리 지구와 엄청난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지구와 너무도 비슷한 타이탄의 환경변화를 지구의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연구용 모델로 사용하고 있다.
■과거 물로 덮여있던 호수는 모래언덕이 됐다
연구진은 타이탄 표면의 17%를 덮고 있는 모래언덕은 과거 이 천체의 모습이 오늘 날과 전혀 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이 모래언덕이 과거에는 호수였다가 수분이 증발했고 이후 풍화작용을 거쳐 산맥을 형성한 메가야당스(mega-yardangs)로 불리는 호수바닥의 흔적이라고 믿고 있다.
필립 파일루 보르도대 행성학과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이 탄화수소 모래언덕을 아프리카 나미비아 나미브사막과 서부 이집트 대모래바다(Great Sand Sea)와 비교했다. .
연구팀은 오픈소스웹사이트(arxiv.org)에 실린 논문에서 “우리는 두가지 형태의 모래언덕을 찾아낸 것 같다. 하나는 이집트에 있는 것 같은 사구(모래언덕)저지대이고, 다른 하나는 나미비아에서 볼수 있는 사구저지대다. 우리는 또한 두가지 형태의 메가야당스를 찾아냈다. 하나는 이란에 있는 유년기 야당스이고 다른 하나는 차드에 있는 보다 오래 된 야당스다.
우리는 카시니T8으로 촬영한 벨렛모래바다(Belet Sand Sea)분석에 레이터산란방식을 적용했다. 그 결과 이 곳 선형 모래언덕은 이집트와 나미비아의 그것과 같은 형태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우리는 또한 카시니탐사선의 T64,T83레이더를 통해 알아낸 밝은 선형 특징이 메가야당(mega-yardangs)같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지금과 기후가 지금과 달랐던 이 천체의 과거에 중위도지역에 존재했던 호수바닥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타이탄, 유독한 가스로 덮인 지구의 쌍둥이?
타이탄은 지름 5,150km인 천체로서 태양계에서 2번째로 큰 위성이다. 수성보다 더 크다.
지구에서처럼 타이탄의 기후변화 역시 거의 대부분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태양빛에 따라 일어난다. 이 위성은 지구가 받는 태양빛의 1%만을 받아들인다. 이는 이 위성의 표면온도가 영하 179도(-179 °C)인 이유를 말해 준다. 타이탄의 대기는 주로 질소와 메탄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탄의 계절은 지구의 7년에 이를 정도로 길다.
타이탄은 지구를 제외하고는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강이 있고 비가 내리고 바다가 있으며, 폭포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장소다. 물론 타이탄의 경우 이들은 지구의 물과 달리 액체 메탄으로 구성돼 있다.
지표면은 모든 것을 꽁꽁 얼려버리는 차가온 기온으로 인해 바위처럼 단단하게 얼어붙어 있다.
타이탄은 두터운 대기와 유기물질이 풍부한 화학성분으로 인해 수십억년 전 지구에 생명이 발생해 대기중으로 산소를 뿜어내기 이전의 꽁꽁 언 모습과 닮아있다.
타이탄의 중력은 지구보다 더 작기 때문에 지구처럼 가스증발을 꽉 잡아주지 못한다. 따라서 대기는 595km까지 퍼져 있다.
호이겐스탐사선이 측정한 바에 따르면 타이탄에는 정기적으로 액체메탄으로 된 비가 내리며, 지구에서는 가스로 존재하는 휘발성 탄화수소로 된 호수가 이 위성의 북극지역에 넓게 분포한다.
타이탄에서는 낮은 중력과 진한 대기로 인해 메탄비가 내리는 면적이 지구 강수 지역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넓다. 이뿐만 아니다. 이들은 눈꽃송이처럼 흩날리면서 훨씬더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성의 달 타이탄 대기에는 지구에서의 과정을 닮은 극풍(polar wind)이 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시니호가 보내온 타이탄 적도부근 지역 사진을 보면 적도 북쪽으로는 펜살(Fensal), 남쪽으로는 아즈틀란(Aztlan)으로 알려진 거대한 모래언덕 지역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최신 사진자료는 적도 남북쪽 지역도 한 때 액체메탄호수로 덮여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 달의 기후가 극적으로 변화했다는 것도 보여준다.
이와함께 이 달이 한때엔 지금보다 더 차가웠었고 지난 1억년동안 따뜻해져 오면서 현재의 기후가 됐음을 말해 준다.
니콜라스 알토벨리 유럽우주국(ESA) 카시니-호이겐스프로젝트 담당 과학자는 “중위도 지역에서 찾아낸 야당스는 과거 이 달에 호수가 존재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더 이상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강력한 자연적 기후변화를 시사한다. 이는 이 달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더많은 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의 이같은 탐사 결과는 타이탄의 기후변화를 통해 지구의 온난화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