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틈타 가솔린 수입車 시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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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사태(이하 디젤게이트)로 인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가솔린 차량은 반사이익을 얻어 판매량이 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런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잇따라 가솔린 모델들을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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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수입차 연료별 판매현황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 점유율은 지난 8월 72.3%에서 9월 67.8%, 10월 63.5%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가솔린 모델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 8월 25.5%에서 지난달 30.8%로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역시 2.0%에서 5.5%로 대폭 늘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 판매가 줄어든 원인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달 폭스바겐 판매량은 전월 대비 67.4% 감소한 947대에 불과했다. 같은 그룹의 아우디 판매량도 전월 대비 27% 줄어든 2482대에 그쳤다. 여파는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다른 독일 브랜드에도 미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각각 전월 대비 14.2%, 10%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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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부착된 폭스바겐 로고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기존 수입차 대비 저렴한 가격과 높은 연비를 제공하는 디젤 모델을 출시하며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며 “비단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대부분 브랜드의 판매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디젤 모델을 기피하면서 가솔린 차량을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모두 보유한 토요타는 지난달 792대를 판매하며 9월보다 37.5% 성장했고 지난해 10월보다 68.9% 늘었다. 가솔린과 디젤을 고루 보유한 랜드로버와 미니도 지난달에 각각 전월 대비 313.3%, 44.1% 성장했다.

모델별 판매 순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독일 디젤 모델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ES300h’(492대)가 지난달 모델별 판매 2위에 올랐다.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1위인 포드 ‘익스플로러’도 전체 판매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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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ES300h 전측면 모습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 판매량이 줄어들자 수입차 업체들은 가솔린 모델을 내놓기 바빠졌다. 실제 지난 9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발생한 이후 국내 시장에 출시된 13종 수입차 중 폭스바겐 ‘골프 R’, 닛산 ‘맥시마’, 혼다 ‘어코드’, 렉서스 ‘IS200t’ 등 가솔린 차량이 9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인해 수입차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운사이징을 통해 연비와 탄소배출량을 줄인 가솔린 차량들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BMW, GM,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향후 출시하는 신차들의 주력 동력원을 하이브리드, PHEV 등으로 재편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게이트 이후 가솔린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며 “여전히 친환경차에 대한 가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가솔린 차량 판매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겠지만 전기차 배터리 가격 인하와 충전소 보급이 확대되면 PHEV와 전기차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디젤과 가솔린 모델 판매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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