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를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는 것은 협소한 시각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점진적 경제 통합을 거쳐 궁극적으로 남북통일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단계별 경제 통합은 당사국 간 관세 철폐를 중심으로 한 FTA를 거쳐 관세동맹(Customs Union)으로 이어진다. 관세동맹은 역외국에도 공동 관세율을 적용한다. 남미경제동맹체(MORCOSUR)가 대표적이다.
최근 중국과 북한 간 물적·인적 교류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중국을 통한 남북 간 교역이 한중 FTA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한중 FTA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이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고 북한을 포함한 3국 간 교역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중 FTA가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첫 관문”이라고 말했다.
관세동맹에 이어 회원국 간 생산 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공동시장(Common Market)을 거쳐 단일 통화를 사용하고 회원국 공동 의회 설치와 같은 완전경제통합(Single Market)이 당사국 의지에 따라 진행될 수 있다. 한중 FTA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정학적, 경제적 위치에 놓인 북한이 통일로 나오는 첫걸음인 셈이다.
한중 FTA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 성장도 통일 여건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실질 GDP는 향후 10년간 0.96% 추가 성장하고, 소비자 후생도 약 146억달러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5만개가 넘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대인 중국을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하고 글로벌 3대 경제권과 FTA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것도 우리나라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부수적 효과다. 세계 10대 교역국 중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과 모두 FTA를 체결한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