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포스터치용 부품 찾아 한국 업체 `노크`…원가 수준 공급요구에 업계는 `난색`

샤오미가 3D터치를 구현하는 ‘포스터치’용 부품을 구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 업계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이익을 거의 남길 수 없는 원가 수준 공급 요구에 매출 다각화·거래처 다변화를 꾀하는 부품업체들조차 난색이다. 기존 고객사 거래조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업상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다.

Photo Image
아이폰6S에 적용된 3D터치 관련 센서와 부품(사진:애플 홈페이지)

1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포스터치 기능에 촉각 피드백을 제공하는 ‘탭틱 엔진’과 유사한 모듈을 만들기 위해 초소형 리니어 진동모터, 액추에이터 등 생산 업체를 물색 중이다.

애플이 아이폰6S와 신형 맥북, 애플워치 등에 적용해 유명세를 탄 포스터치는 기존 2차원(평면) 터치 기능에 손가락으로 누르는 힘까지 추가로 인식하는 3차원 터치 인터페이스다. 압력 정도를 감지하는 포스 센서와 터치패널을 힘 줘 눌렀을 때 독특한 촉각 피드백을 주는 탭틱 엔진이 핵심 부품이다.

탭틱 엔진은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에 진동 기능을 제공하는 리니어 진동모터와 햅틱 솔루션 등에서 발전한 형태로 기존 진동모터에 비해 두세 배 이상 단가가 비싸다. 애플은 일본 니혼덴산(日本電産·Nidec)과 중국 AAC테크놀로지로부터 관련 부품을 공급받다 불량 문제로 현재 니혼덴산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Photo Image
애플워치에 적용된 탭틱 엔진(사진:애플 홈페이지)

샤오미는 품질과 납기가 시장에서 검증된 국내 대기업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 진출과 신규 고객사 확보에 공을 들이는 부품업체가 주 대상이다. 한 중견부품 업체 임원은 “샤오미에 부품을 공급한다는 점이 주는 상징성과 마케팅 효과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원가 수준으로 부품 공급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부품업계는 난색을 표한다. 진동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관련 각종 모듈과 소재, 부품 등도 비슷하다. 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펼치는 샤오미가 부품 공급단계부터 원가절감을 극대화한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진 만큼 기존 고객사는 물론이고 신규 고객사와 거래할 때도 가격 협상이 오히려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샤오미 스마트폰보다는 배터리와 웨어러블 기기, 전동스쿠터 등 다른 제품군에서 흥행이 이뤄지는 부분도 고려했다. 거래 물량이 많으면 부품 개당 이익이 낮아도 규모 경제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고객사 확보는 언제나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현재 조건에서 샤오미는 좋은 거래 대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