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 남 A씨는 매달 전기요금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집이 빌 때가 더 많은데 매달 3만원 꼬박꼬박 나오는 전기요금이 부담스러웠다. 전기요금 줄이기를 결심한 A씨는 전력사용 관리기기에 3만원 이하 요금을 설정해 써본 뒤 TV셋톱박스 전원을 끄라는 조언을 받는다.
#구청에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B씨는 대민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전날부터 홀몸노인 C할머니댁 전기 사용이 없었던 것을 발견한다. 불안한 마음에 먼저 전화를 해본다. 손주와 여행을 왔다는 C할머니 답에 B씨는 그제야 안도한다.
정부가 전력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자 빅데이터 활용센터를 연다. 필요한 정보를 개방·공유해 민간 기업이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향상에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전력분야 빅데이터 활용 콘퍼런스’에서 ‘전력 빅데이터 활용 센터(가칭)’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보완을 위해 ‘전력사용량 정보 프라이버시 보호 및 정보 이용 규정’도 제정하기로 했다.
전력 빅데이터 개방은 지능형검침인프라(AMI) 보급이 확대되면서 개별 고객 실시간 정보 수집이 쉬워지고 이를 사업에 이용하고자 하는 민간기업 요구가 커지면서 나온 조치다. 사용자 보호 의미도 담겼다.
한국전력과 관련 기관이 참여하게 될 전력 빅데이터 활용센터는 데이터 공익적 활용을 촉진해 민간 이용률을 확대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하게 된다. 일반 고객 정보를 공공재 성격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고 한전과 민간이 보유한 전력 정보 중 경제·사회·문화적 공공연구에 필요한 것을 공공재 성격으로 공개한다. 개인 신상이 노출되지 않는 집합 정보나 산업 동향, 휴일 활용패턴, 소득과 전기소비 상관관계 등이 그 대상이다.
지역과 용도, 시간대별 소비 정보, 전국 누진제 요금부담 분포 등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정보는 에너지 컨설팅과 아낀 전기를 거래하는 수요관리사업자가 주로 이용할 수 있다. 평소 전력사용이 많거나 누진제 구간에 걸쳐 있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선별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 생활 패턴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력 빅데이터 보안 대책도 마련한다. 소비자가 스스로 전력 정보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전력 빅데이터가 개인정보 유출 창구로 변질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력 사용량 정보 프라이버시 보호 및 정보 이용 규정’을 제정한다. 개인 정보와 무관하고 민간 수요가 없는 정보를 우선 개방해 소비자 권리 침해 없이 새로운 산업 창출에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AMI 역시 소비자 정보 접근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AMI가 생산하는 실시간 정보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AMI 출현으로 실시간 데이터 검침과 이를 통한 빅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과 개인 정보를 함께 지키는 개방과 공유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 전력 빅데이터 관련 정책·제도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