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세계 통신 트래픽 11% 책임진다···세계 최대 해저케이블 구축·운용

APG까지 더해 세계 통신 트래픽 11% 책임…총 5400억 투자해 2017년 말 구축 예정

KT가 총 길이 1만4000㎞, 전송용량 80Tbps로 세계 최대 용량 해저케이블인 ‘NCP(New Cross Pacific)’의 관제센터(NOC)를 유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컨소시엄을 통해 구축 사업에도 참여하는 KT는 이미 관제센터를 운영하며 구축 중인 ‘APG(Asia Pacific Gateway)’까지 더해 세계 트래픽의 11%를 담당하게 됐다.

APG가 동북아와 동남아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이라면 NCP는 동북아와 북미를 연결한다. KT,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한 중국 이동통신 3사, 일본 소프트뱅크, 대만 청화텔레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 5개국 7개 사업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구축에 참여한다. 총 5400억원 투자되며 2017년 말 구축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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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P 및 APG 해저케이블 구성도.

NCP가 구축되면 내년 개통 예정인 APG(총 길이 1만1000㎞, 전송용량 38.4Tbps)와 함께 아태 지역 국가 간 인터넷 트래픽 전송을 책임진다. 총 용량 118.4Tbps로 아태 지역 해저케이블 총 용량인 430Tbps의 27%, 세계 해저케이블 용량인 1069Tbps의 11%를 차지한다. 1500만명이 HD화질(8Mbps) 영상을 동시 시청할 수 있는 규모다.

KT는 자회사인 KT서브마린을 앞세워 NCP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NOC 유치로 설계부터 구축, 운용까지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 단일 통신사로 아태 지역 해저케이블을 통합 관제하는 최초 사례다.

NOC는 평상시 해저 케이블을 관리·감시하고 지진 등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위치를 확인한다. 우회 경로를 활용해 통신 두절을 막고 수리를 하는 게 주요 임무다. 구축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과 최첨단 시스템이 필요하다. 보수를 위한 선박과 잠수정도 갖춰야 한다.

KT는 해저케이블 구축과 NOC 수주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비즈니스 연속성 확보를 위한 ‘ISO 22301’ 인증을 획득했다. 전문가를 양성했고 컨소시엄 내 리더십도 강화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2013년 APG NOC를 유치해 지난해 부산에 개소한 데 이어 이번에 NCP NOC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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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송정에 위치한 KT부산국제센터 내 해저케이블 관제센터에서 직원이 해저케이블 상태, 트래픽 등을 점검하는 모습.

오성목 KT 네크워크부문장은 “AGP 구축과 NOC 유치로 KT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트래픽 허브로 부상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케이블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 트래픽을 위성이 아닌 해저케이블이 담당한다. 세계 60만㎞ 1069Tbps 용량 해저케이블이 278개 시스템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운용 사업자만 340여곳에 이른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이 829% 증가할 예정이어서 해저케이블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