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스템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할 묘책이 필요하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시스템반도체 활성화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 침체일로에 있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해당 업계가 기술경쟁력을 키위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발전 전략을 만들었다. 아직 정부 유관부처에 정식으로 제안되지 않은, 업계 의견을 청취해 아이디어를 모은 초안 수준의 방안이지만 절박함이 담겼다.

협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IP)을 한데 모아 공유·가공·유통할 ‘IP-SoC 이노베이션센터’ 설립, 시스템반도체 스타트업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반도체 창조경제 혁신센터’ 설립 등을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십수년 전부터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중요성과 육성을 강조해왔지만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견·중소 전문기업 경쟁력은 오히려 취약해졌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후발국 위협은 거세졌고, 공세를 견디지 못한 우리 기술기업 상당수는 해외에 매각되거나 도산했다. 우리 산업계가 협회를 구심점으로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육성책을 내놓게 된 배경이다.

대단한 것을 요구한 것도 아니다. 업계가 가진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협업공간을 만들고, 반도체 설계·테스트·시험생산을 돕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 시설을 갖춰달라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고질적으로 겪어 온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는 내용이다.

익히 알고 있듯 우리나라 수출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수출액 10.6%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단일 품목 최대 수출 아이템이다. 반도체를 제외하고 무역흑자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 추격속도가 매섭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에 중국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고 중국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동원하며 후원군을 자처한다. 우리 입장에서 결코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정부가 업계 의견을 경청하고 그 이상의 지원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산업계도 살고, 나라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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