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콘텐츠 산업 협력 확대 상징인 ‘한중 문화산업 공동발전펀드’(이하 문화산업펀드)가 한국 정부와 중국 민간기업 합작으로 연내 조성된다. 내년부터 문화산업펀드 투자를 기반으로 제작한 콘텐츠는 중국 수입규제를 피해갈 수 있을 전망이다.
15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아직 투자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우선 민간과 협력할 방침”이라며 “우리 정부 예산 400억원과 중국 민간기업 자금 200억원을 유치해 공동발전펀드를 연내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공동발전펀드 조성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됐다. 양국 공동 출자 자금으로 합작 영화·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협력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합작 콘텐츠는 중국의 엄격한 수입규제를 피해갈 수 있어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우리 콘텐츠 업계 기대가 높다.
양국 정부는 각각 400억원 예산을 투입하고 민간 투자를 더해 총 2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올해 예산에 400억원 예산을 반영해 모태펀드 자펀드로 운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모태펀드 개념이 없는 중국은 자금 운용 형태, 사용처 등에서 우리 정부와 의견이 엇갈려 최종 합의가 지연됐다.
정부는 문화산업펀드 조성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 우선 중국 민간기업과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 결정만 기다리다 올해 반영한 400억원 예산이 이월·불용될 수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내 문화산업펀드 조성을 완료하고 국가 간 논의 속도를 높여 이른 시일 내 중국 정부 400억원 출자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중국 민간자본 유치는 비교적 수월할 전망이다. 한국 콘텐츠 기업과 협력을 원하는 중국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콘텐츠 기업에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알리바바가 펀드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연말이나 내년 초 문화산업펀드 운용을 시작하면 이를 활용한 양국 합작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부 관계자는 “중국 민간자본을 투입해 조성한 문화산업펀드를 활용해도 한중 공동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 참여 협의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