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이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특별전 ‘디지털 세상의 새 이름_코드명 D55C AE00’을 6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연다.
전시는 정보화된 한글을 조망하고 의사소통 수단인 문자로써의 한글뿐만 아니라 정보 처리 도구로써 한글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D55C AE00’은 유니코드로 ‘한글’이다.
전시장 내에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글 정보화’를 일궜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현재 일상 속에 있는 ‘한글 정보화’의 잊혀진 이야기를 한글워드프로세서, 한글자판, 한글코드, 한글폰트, 한글 말뭉치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지난 1982년에 당시 고등학생이던 박현철이 최초로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만든 이후 ㅎ■ㄴ글, 보석글 등이 한글워드프로세서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당시 한글워드프로세서를 산 박규식은 한글 워드프로세서로 만든 가족신문인 ‘가족월보’를 만들어 개인 출판 시대를 열었다.
한글 코드란 컴퓨터에서 한글을 나타내기 위한 기호 체계다.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조합될 수 있는 글자는 1만1172자다. 하지만 1990년대 초까지는 효율성을 위해 자주 쓰이는 2300자 내외의 글자 위주로 코드를 만들었다. 따라서 2300자에 해당하지 않는 글자는 컴퓨터에서 깨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 일례로 설?란 이름은 한글 코드 문제 때문에 주민등록증과 졸업증명서 등에 기재될 수 없었다. 현재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문자 코드인 유니코드를 쓰기 때문에 이 문제는 대부분 해결되었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기존 한글 코드를 쓰고 있다.
전시에서는 우리가 미처 ‘한글 정보화’라고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일상과 함께 정보화와 관련된 전시자료 200여 점, 관련 멀티미디어 자료가 소개된다. 관람객은 말뭉치를 검색하여 우리가 평소에 쓰는 단어가 말뭉치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예문을 확인할 수 있다. 1분에 1000타를 칠 수 있다는 국회 의정기록과 속기 타자기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