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전내수 시장이 7%대 성장을 기록했다. TV를 포함한 백색가전 판매가 정체인 가운데 유통사별 매출은 스마트폰 판매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주요 유통사는 내수 진작을 위해 4분기 김치냉장고를 중심으로 대규모 판촉 행사에 나선다.
5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 LG하이프라자, 전자랜드 4개 가전유통전문회사 판매동향 데이터(잠정)에 따르면 4개사 3분기 매출액은 2조86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7%대 성장이다. 상반기 이들 4개사 매출이 3조53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분기 내수 가전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업계는 이들 4개사 매출을 국내 내수 가전시장 55~60%대로 추정한다.
가전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 메르스 여파로 이월된 소비가 3분기에 나타났고 7월 말 이후 늦은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도 8월에 집중됐다”며 “롯데하이마트와 삼성전자판매가 모바일기기 매출을 늘린 것도 전체 판매대금 확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는 3분기에 작년 대비 6% 성장해 1조원 이상 매출(1조900억원)을 달성했다. 대형마트 신규입점 효과가 있었고 모바일대전, 냉장고박람회, 혼수대전 등을 기획하면서 판매를 끌어올렸다. 롯데하이마트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점에다 온라인 판매 전략을 병행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판매(브랜드 디지털프라자)는 3분기 5490억원 매출을 기록해 1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효자는 역시 갤럭시S6 엣지와 갤럭시노트5 등 삼성 스마트폰이다. 삼성은 백색 가전 매장보다 모바일숍 확대 전략을 강화하면서 실적을 높였다. 지난 7월 초 삼성전자 한국총괄 출신 박종갑 대표 선임 이후 다양한 마케팅 프로모션에 나선 것도 효과를 냈다.
LG하이프라자(베스트샵)는 지난해 같은 분기와 유사한 3150억원을 팔았다. 가전에서 선방했지만 삼성과 달리 스마트폰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전자랜드 역시 스마트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3분기 1370억원을 팔았다. 4% 감소했다. 가전 외 종합 판매점을 지향한 ‘프라이스킹’ 전환효과도 일단락됐다는 관측이다.
3분기까지 4개사 기준 품목별 누적 판매(대금기준)는 △TV 7% 감소 △세탁기 5% 증가 △냉장고 5% 증가 △에어컨 2% 감소 △노트북·PC 보합 △스마트폰·모바일기기 8% 증가 등으로 집계됐다.
유통 4사 관심은 4분기로 쏠렸다. 가전 내수시장이 지난 2012년 이후 7조5000억원(4개사 매출 합계 기준) 안팎에서 정체 국면이다. 4분기에도 3분기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면 8조원대 매출 돌파가 가능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문제다.
주요 유통사는 일단 4분기 대표 계절가전인 김치냉장고 판촉에 집중한다. 지역별 기후와 김장철을 고려해 권역별 판촉행사 시기를 조율 중이다. 여기에다 연말 TV와 냉장고·세탁기 등 프로모션 이벤트도 예년보다 늘릴 방침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전문유통사 간 경쟁이 단순 점포 수 확대를 넘어 차별화된 기획전, 프로모션 쪽으로 전환했다”며 “온·오프라인 판매제품 혼합 전략, 카드사 등 제휴사 연계 혜택제공, 글로벌 중소가전 조달 능력 등 각사가 다양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가전유통전문회사 3분기 매출(잠정치)(자료=업계종합)>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