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S산전 스마트공장, 67억원 투자금 8년내 뽑는다

태양광발전 설비가 한눈에 보이는 LS산전 청주2사업장 전경.

LS산전 직원이 청주2사업장 `그리드솔 FEMS 스테이션`에서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LS산전 청주 2사업장에 들어서자 태양광모듈로 뒤덮인 공장 지붕이 한눈에 들어왔다. 기관망을 통해 일방적으로 공급받던 에너지를 똑똑하게 관리하고 생산하는 우리나라 대표 ‘스마트공장’임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LS산전은 자사 전력·자동화 모든 기술역량과 노하우를 집약시켜 지난 6월부터 스마트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외 에너지정책이 ‘공급’ 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변하고 있음을 입증시켜 에너지 신산업을 꽃피우겠다는 목표가 뚜렷했다.

◇67억원 투자금 8년 내 회수한다

청주2사업장 내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스테이션’에 들어서자 사업장 전기사용량과 발전량 현황을 비전문가가 봐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 23일 오전까지 사용한 전기는 1만4488㎾h, 최대 피크는 2231㎾, 태양광 발전량은 1231㎾h이었다. LS산전은 약 67억원을 투입해 스마트공장 솔루션인 ‘그리드솔(GridSol)’을 지난 6월부터 운영했다. 단순히 고효율기기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해 전기를 아끼는 수준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공장 옥상 빈 공간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을 가동한다. 전체 에너지 수요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실시간 관리한다.

청주2사업장엔 1㎿h(배터리 용량)급 ESS와 2㎿급 태양광발전시스템, 고효율 인버터, LED 조명, 스마트미터 등이 그리드솔 스테이션에 구축된 FEMS를 중심으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있다.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태양광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로 불과 4개월 만에 2억4234만원 판매수익을 올렸다. 전력거래소에는 전력기준가격(SMP)으로, 한국동서발전에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로 거래한다. 이 기간 전기요금 절감액만 6000만원에 달한다.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태양광발전 효율이 좋은 여름철이라는 계절 특성이 반영됐지만 67억원 투자금이 8년이면 충분히 회수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장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는 100% 판매해 연간 7억원 수익이 예상된다”며 “ESS 역시 100% 피크저감용으로 활용하면 연간 6.5% 피크 저감효과와 1억원 이상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와 자동화 역량 집합체

청주2사업장 스마트공장에는 LS산전 자동화 사업 경쟁력과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총결집됐다. LS산전이 스마트그리드·EMS 분야 기기와 솔루션 전반을 제공했고 자회사인 LS사우타가 설치 시공은 물론이고 설비 자동제어, 조명 제어, 네트워크 등 역량을 보탰다.

이를 통해 전력·가스·열·물 등 다양한 에너지원 이용을 최적화했고 실시간 모니터링·통합제어관리 시스템으로 효율뿐만 아니라, 설비 안정성까지 높였다. ESS와 태양광발전설비에다 각종 설비성능 개선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과 판매로 연간 1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설비 기준 투자비 회수기간은 8년이 걸리지만 FEMS 도입 후 지난 3년 평균 에너지 소비량 대비 에너지 절감율은 25%에 달한다. 투자비 회수기간만 지나면 매년 전기요금 25%를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다.

FEMS는 대규모 공장 설비 생산수요에 적합하도록 에너지 사용과 비용을 최적화 하는 ICT 융합 솔루션이다. 공장 에너지 사용과 가동현황을 파악해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비용을 절감한다. 향후 전력 수요자원시장에도 참여할 계획이어서 스마트공장 운영에 따른 추가 수익도 예상된다.

LS산전은 청주2사업장 스마트공장 구축·운영 경험으로 시장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사업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당초 태양광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위탁 업체를 통해 거래하는 방식을 계획했다. 불확실한 시장 여건을 감안해 REC 등 직접 판매로 전환하면서 대응체계를 갖췄다. 태양광발전설비와 스테이션 부지 확보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등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사업 제안부터 타당성 검증, 구축까지 전 과정을 메뉴얼화했다.

LS산전은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공장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양기수 LS산전 융합마케팅팀 부장은 “스마트공장에서 실증한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앞세워 전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공장과 산업체는 물론이고 대형 빌딩,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


【표】LS산전 청주 2사업장 스마트공장 구축 투자비 현황

【표】LS산전 청주 2사업장 전기요금 절감 및 전기 판매 수익(2015년 6~9월 기준)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